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참패 책임지고 사퇴”…끝내 쓸쓸하게 퇴장하는 ‘국민 타자’ 이승엽 [이번주인공]

  • 김재현
  • 기사입력:2025.06.07 08:46:09
  • 최종수정:2025.06.07 08:46:09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새로운 대한민국이 시작되는 6월 첫째 주 ‘이번주인공’들을 알아볼까요?

이승엽 두산 감독, 성적 부진 책임지고 ‘자진사퇴’
이승엽 감독이 프로야구 시즌 도중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이승엽 감독이 프로야구 시즌 도중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국민 타자’는 ‘국민 감독’이 될 수 없었습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지휘를 맡고 있던 이승엽(48)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시즌 도중 자진 사퇴했습니다. 두산 베어스 측은 지난 2일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이 이를 수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이 전 감독은 두산 베어스와의 3년 계약을 다 채우지 못한 채 쓸쓸하게 팀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 전 감독은 2022년 10월 총 18억원에 두산 베어스의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이는 역대 초보 사령탑 중 최대 액수인데요. 이 같은 파격 대우에 팬들은 기대감을 드러내는 한편 불안함도 동시에 드러냈습니다. 이 전 감독이 현장에서 지도자로 뛴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2017년을 끝으로 은퇴한 이 전 감독은 야구장 밖에서 해설위원·TV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 왕성한 활동을 했지만 코치 경험은 없었습니다.

데뷔 첫 시즌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전 시즌 9위에 그쳤던 팀을 5위로 이끌며 가을야구에 진출했습니다. 두 번째 시즌인 지난해에도 4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들어선 곽빈 등 주축 선수의 부상과 외국인 선수의 부진 등 악재가 겹치며 좀체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두산은 2일 기준 23승 3무 22패로 10개 팀 가운데 9위에 머물렀습니다. 이에 팬들은 야구장에서 “이승엽 나가”를 외치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전 감독은 극심한 부진의 책임을 시즌 중간에 팀을 떠나게 됐습니다. 두산 감독이 시즌을 마치지 못하고 자진해서 사퇴한 건 2011년 6월 김경문 감독 이후 처음입니다. 팀은 당분간 조성환 퀄리티컨트롤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이끌게 됩니다. 이 전 감독이 사퇴한 이후 두산은 두 경기 연속 기아 타이거즈에서 큰 점수 차로 패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5일 경기에선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거두며 한숨을 돌렸다네요.

일본 야구의 전설 ‘미스터 베이스볼’ 별세
현역시절 나가시마 시게오 종신 명예감독의 모습.
현역시절 나가시마 시게오 종신 명예감독의 모습.

일본 야구의 전설이자 ‘국민 영웅’ 나가시마 시게오 요미우리 자이언츠 종신 명예감독이 3일 오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89세. 현지 매체에 따르면 나가시마 감독은 이날 도교의 한 병원에서 폐렴으로 인해 눈을 감았습니다.

1935년 태어난 나가시마 감독은 요미우리의 전성기를 이끈 ‘국민 타자’인데요. 데뷔 첫해부터 타율 0.305, 홈런 38개, 타점 92개라는 괴물 같은 성적을 거두며 홈런왕과 타점왕을 모두 차지했습니다. 특히 대만 출신의 오사다하루(왕정치·현 소프트뱅크 호크스 구단 회장)와 ‘홈런왕’ 콤비를 이뤄 일본시리즈 9차례 연속 제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나가시마 감독은 통산 17시즌 동안 타율 0.305, 444홈런, 1522타점으로 6차례 타격왕과 5차례 MVP를 달성했는데요. 은퇴 후 요미우리의 감독으로 취임해 5번의 센트럴리그 우승과 2번의 일본시리즈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나가시마 감독은 한국과도 인연이 있습니다. 그가 한때 사용하던 등번호 33번을 앞서 소개한 이승엽 전 감독이 2006년 요미우리에 입단했을 때 물려받기도 했거든요.

나가시마 감독이 일본에서 국민 영웅으로 대접받는 이유는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일본의 경제성장을 상징하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일본 국민은 일을 마치고 야구 경기를 보는 게 삶의 큰 즐거움이었고, 최고 인기 구단의 핵심 선수인 나가시마 감독은 그에 걸맞은 인기를 누렸다고 하네요. 그런 나가시마 감독의 별세 소식에 현재 일본 야구계의 별 오타니 쇼헤이 선수 등 많은 일본인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충일 맞아 마운드 오른 ‘98세’ 전설의 파일럿
김두만 전 공군참모총장이 6·25전쟁 시절 전투기에 앉아있는 모습. [사진 출처=공군]
김두만 전 공군참모총장이 6·25전쟁 시절 전투기에 앉아있는 모습. [사진 출처=공군]

6월 6일 현충일을 맞아 공군의 ‘살아있는 전설’이 잠실야구장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그 주인공은 올해로 98세를 맞은 김두만 전 공군참모총장입니다. 김 전 참모총장은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두산 베어스 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 시구자로 나섰습니다.

김 전 참모총장은 6·25 전쟁 당시 대한민국 최초로 100회 출격 기록을 세운 전설의 파일럿입니다. 이 같은 공로로 6·25 전쟁 10대 영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김 전 참모총장은 시구를 앞두고 “6·25 전쟁 당시 백 번 넘게 출격했는데, 이렇게 세월이 흘러 시구까지 하게 됐다. 공군을 향한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남겼습니다.

이날 시타로 나선 인물은 강병준 소령인데요. 강 소령은 김 전 참모총장과 함께 전장을 누빈 참전 조종사 고 강호륜 장군의 손자여서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강 소령은 할아버지의 뒤를 따라 전투기 조종사가 되어 하늘을 지키고 있다고 하네요.

한편 이날 시구에 앞서 현충일을 맞아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이 진행됐습니다. 이후에는 F-15K 4대로 구성된 편대가 잠실야구장 상공을 지나는 기념 비행을 선보여 야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