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대 비용 들지만 학생들이 원해
인터넷 상에선 학생증, 개인정보 등 판매도
당일 외부인 침입에 안전 문제 발생 우려도
![여자 아이돌 그룹 리센느 [더뮤즈엔터테인먼트]](https://wimg.mk.co.kr/news/cms/202505/13/news-p.v1.20250513.789e4d0e70ce4666ad11bc07b9b47abd_P1.png)
5월 대학가 축제 시즌을 맞아 인기 가수 섭외를 위한 대학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축제에 초청된 유명 연예인을 보기 위해 학생증을 양도하거나 개인정보 등을 거래하는 일도 포착되고 있다. 학교는 축제날 외부인을 통제하고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5월 축제 기간을 맞아 14~16일 경희대·이화여대, 20~22일 고려대·건국대, 29~30일 연세대 등 국내 대학들이 축제를 개최한다. 서강대와 중앙대에선 각각 12~16일, 19~23일 5일간 축제가 열린다.
매년 이맘때 열리는 대학 축제의 화두는 ‘유명 연예인 모셔오기’다.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이 모씨(23)는 “대학 축제에 오는 연예인을 보고 학교끼리 비교하게 된다”며 “이번에 다른 학교에 찾아오는 에스파를 보고 부러웠다”며 말했다.
대학들은 매년 연예인 섭외 비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있다. 매년 축제 한 번에 총 1억~3억원을 지출하는데, 그중 1000만~3000만원 정도가 가수 한 팀에게 돌아간다. 교비, 학생회비, 후원금 등에서 비용을 충당하지만 줄어드는 학교 재원에 부담되는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 2023년 한양대는 연예인 섭외비로 전체 축제 관련 예산의 절반 가량을 사용하기도 했다.
자체 예산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대학들은 외부 업체를 찾기도 한다. 조달청의 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 따르면 경희대는 봄 축제 대행업체를 구하며 1억500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제안요청서엔 ‘정상급 힙합 가수 1팀’, ‘최정상급 아이돌 1팀’ 등 섭외 대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경희대는 연예인이 변경될 경우, 동급 이상의 가수로만 대체할 수 있다는 단서도 붙였다. 동국대도 섭외 대상을 ‘아이돌 S급 2팀, A급 1팀 이상’이라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행사 기간도 섭외된 연예인의 일정에 따라 양자택일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국립대도 연예인 섭외에 공을 올리는 건 마찬가지다. 부경대(1억9090만원), 서울대(9200만원), 한체대(8000만원) 등도 각각 ‘국내 정상급 3팀 이상’, ‘정상급 가수 2팀 이상’, ‘A급 아티스트 1명’ 등을 계약 요건으로 적시했다. 한 국립대 학생회 산하 축제기획단에서 활동한 김 모씨(21)는 “국립대는 축제 예산이 다른 사립대보단 적은 편”이라며 “학생들이 원하는 가수를 부르는 데 현재 예산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축제 시즌이 다가오자 중고 거래플랫폼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학생증이나 학교 홈페이지 아이디(ID) 등 양도해준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외부인 축제 참여를 막고 있지만, 학생증 등을 도용하거나 학생정보를 거래하는 행위까진 막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이맘때면 암표 거래도 종종 일어난다. 지난해 한 사립대의 유명 축제는 1만8500원이던 티켓 한 장의 가격이 10배 가까이 뛰어 문제가 됐다.
중앙대 축제기획단은 부정 티켓 거래에 대한 제보도 받고 있다. 13일 중앙대 축제기획단은 “불법 티켓 거래와 학생증·개인정보 양도 조짐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학우 여러분께서는 온라인 티켓팅 및 입장 과정에서 학생증 대여·판매 등 부정 행위를 삼가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전 문제도 학교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유명 연예인을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릴 경우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부터 축제가 열리는 한체대는 아이돌 사진을 찍어서 아이돌 ‘홈마’(홈페이지 마스터·아이돌 사진을 찍어 올리는 사람들)가 몰릴 것을 대비해 이들의 구역을 따로 분리했다.
건국대 관계자는 “학교에 외부인들이 들어오게 되면 통제가 어려워지고 안전사고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학교는 외부인들의 무단 침입을 막고 학생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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