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경남도에 따르면 올 4월까지 벤자리 인공 종자는 평균 80%의 높은 생존율을 기록했다. 특히 올 초에는 산란 시기를 6월에서 2월로 앞당기며 수정란 생산에도 성공했다. 이를 통해 양식 기간이 단축돼 생산성 향상 가능성까지 열렸다. 연구소는 참다랑어, 흰다리새우 등 난류성 품종을 중심으로 종자 생산과 사육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기후 변화의 최전선'으로 불리는 제주도도 아열대 작물 재배 실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낵파인애플'과 '잭프루트' 같은 신작물이 대표적이다. 스낵파인애플은 대만이 원산지다. 당도는 19브릭스(Brix)로 일반 파인애플보다 높고, 과육이 손으로 쉽게 분리된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한국 관광객 수요가 높은 작물이다. 잭프루트는 인도가 원산지로 당도가 20브릭스 내외인 고당도 과일이다.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며, 무게가 10~30㎏에 달하는 대형 과일이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두 작물의 개화 등 생육 특성과 수량, 품질 특성을 조사하고 안정적인 생산 기술을 확립해 지역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기후변화로 기존 양식어류·농작물의 생존이 흔들리면서 남해안·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이 신소득 품종과 작물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라남도는 올해 572억원을 투입해 친환경 양식 생산기반 구축, 수산재해 피해 대응 및 질병 예방, 유망 양식품종 집중 육성 등 30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수산종자 실용화센터 건립, 종자생산시설 개선 등으로 내실 있는 종자산업을 육성하고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참조기양식 산업화센터 등 대규모 첨단 친환경 양식단지를 확대 조성한다. 특히 신안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는 올해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전남도는 아열대 작물 재배지로도 이미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흥·해남·완도·장흥 등 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망고, 여주, 백향과(패션프루트) 등 다양한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전남도는 이를 지역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 100억원 이상을 투입해 품종 개발과 기술 지원, 유통 기반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엔 아열대작물 전문연구단지 조성을 본격화하고 생산부터 가공, 체험 관광까지 아우르는 6차 산업 모델 구축에 나서고 있다.
경남은 수산 분야 외에 농업 부문에서도 대응이 분주하다. 올해 '기후변화 대응 신소득작물 육성 시행계획'에 191억원을 투입한다. 파파야, 만감류, 블루베리, 여주, 애플망고 등 기후변화에 적응력이 뛰어난 아열대 작물 17종을 집중 육성한다. 재배 면적도 현재 100㏊에서 2029년까지 150㏊로 늘릴 계획이다.
경북 포항시는 아예 '아열대작물연구소'를 설립하고 경북권 농가와 협력해 아보카도, 오크라, 망고 등 다양한 작물의 시험 재배와 품종 개발을 진행 중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기후 위기로 수온이 오르고, 재배 환경은 변하고 있다. 기존 품종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며 "아열대 농수산물이 '대체재'가 아니라 '신소득원'으로 얼마나 빨리 대응하느냐에 따라 어민과 농민의 소득, 나아가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 최승균 기자 / 제주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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