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름꾼 시켜 국내서 가상화폐 환전한 뒤
1억5천 받으려다 전달책 변심으로 빼앗겨

이면 도로에서 러시아인이 소지한 1억5000만원의 현금을 빼앗아 달아난 외국인 4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러시아 국적 남성 3명과 우즈베키스탄 국적 여성 1명을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오후 2시 인천시 연수구 한 이면도로에서 러시아 남성을 폭행하고 그가 소지하고 있던 현금 1억50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국내에 반입된 가상화폐가 현금화돼 전달된다는 사실을 알고 사전 모의 후 강도 범행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범행 직후 카자흐트탄으로 도주한 키르기스스탄 국적 남성 1명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받아 인터폴과 함께 추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은 러시아 차량 수입 업자가 서방 제재를 피해 대금을 치르기 위해 산 가상화폐를 국내 심부름꾼에게 보내 거래소에서 팔아 환전하게 한 뒤 현금을 전달 받으려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국내 심부름꾼으로부터 현금화된 자금을 넘겨받기로 한 우즈베키스탄 국적 여성이 피해자에게 다시 넘겨주기 전 다른 피의자들에게 현금 전달 날짜와 장소를 알려주면서 범행이 이뤄졌다.
이들은 경기도 안산에 있는 러시아 정착촌을 매개로 알게 된 사이로 알려졌다.
이들이 빼앗아 간 현금은 분산 처리돼 아직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들이 한 범행이 아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들은 범행 전 마스크와 모자를 써 얼굴을 가린 뒤 우크베키스탄 국적 여성으로 받은 돈을 소지하고 이면 도로를 걷던 피해자를 넘어뜨려 폭행한 뒤 돈을 빼앗아 도주했다. 마침 범행 장소를 지나가던 목격자가 신고하면서 사건 실체가 드러났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환전업을 하는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외국환거래법,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상화폐가 국내에서 현금으로 출금된 경위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해외로 달아난 피의자는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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