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딸 결혼식에 직원들 ‘가마꾼’ 시킨 직장 상사…논란 커지자 “자발적 참여”

  • 김민주
  • 기사입력:2025.04.26 16:46:55
  • 최종수정:2025-04-26 17:24:42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밀양 관아 전통 혼례. 이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는 사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밀양 관아 전통 혼례. 이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는 사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코레일 간부가 자신의 딸 결혼식에 부하 직원들을 가마꾼으로 동원해 논란을 빚고 있다.

26일 SBS에 따르면 지난 19일 대전의 한 공원에서 코레일 소속 본부장 A씨 자녀의 결혼식이 진행됐다.

전통 혼례 방식으로 치러졌는데, 문제는 코레일 직원들은 신부가 탄 꽃가마를 드는 가마꾼 역할을 했단 점이다. 가마꾼으로 동원된 4명은 모두 A씨 부서의 부하 직원들이다.

이에 대해 A씨는 선의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행사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부하 직원들이 하객이 아닌 가마꾼으로 참여한 것에 대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누가 쉬는 날 상사 본인도 아닌 그의 자식을 위해 노비같은 역할을 자처하겠냐” “이건 분명한 상사의 갑질” “한국가마꾼공사” 등 코레일 직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해당 게시판에는 사실관계를 바로잡겠다며 ‘자발적인 참여였다’는 해명 글도 올라왔는데, 그게 사실이라도 상급자가 오히려 만류해야 했다는 직원들의 의견이 이어졌다.

장종수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과연 본부장이 아니었다면 그런 걸 자발적으로 할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다”며 “위계로서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 그런 건 스스로 지양을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종선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생긴 것”이라며 “갑질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조직 문화가 남아 있는 것 같고, 공사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처리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지난 25일 사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주요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윤리 경영 교육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외부 노무법인에 감사를 의뢰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징계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