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표 관광 랜드마크 선점 신경전
도보·자전거 도로·세계 최고 180m 해상 전망대 갖춰
12월 개통 시 영종도~여의도 30분, 강남까지 45분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세 번째 해상교량인 제3연륙교 명칭을 두고 영종 주민과 청라 주민의 장외 여론전이 뜨겁다.
올해 12월 개통 예정인 제3연륙교는 단순 교량이 아니라 관광 기능까지 갖춘 랜드마크 성격이 강해 해당 지역을 알리는 대표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4일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는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3연륙교 이름으로 ‘영종하늘대교’ 지정을 촉구했다.
영종도 관할 인천 중구가 지난해 하반기 진행한 제3연륙교 명칭 주민 선호도 조사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영종하늘대교’ 명칭을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조사에서 2위는 ‘하늘대교’ 였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는 “대한민국에서 두 지자체를 잇는 연륙교 15개 중 13개가 섬의 지명”이라면서 “연륙 대상인 섬을 중심으로 명칭을 정하는 것은 사회적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의 이날 기자회견은 인천 서구 주민들의 장외전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서구 청라동 주민과 이 지역 의원인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천 서구을)은 지난 11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3연륙교 정식 명칭을 청라대교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종도와 내륙을 잇는 다리로 이미 영종대교가 있어 특정 지명을 붙여 다리 이름을 지을 필요가 없다”면서 “명칭 지정이 늦어질수록 불필요한 갈등만 커지는 만큼 청라대교로 조속히 확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구 영종 주민과 서구 청라 주민이 제3연륙교 명칭을 두고 전방위 장외 여론전에 나서는 건 제3연륙교가 지닌 특수성 때문이다.
중구 영종국제도시와 서구 청라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제3연륙교는 총 길이 4.68㎞에 왕복 6차로 규모다. 영종도에서 제3연륙교, 경인고속도로를 지나 서울 여의도까지 30분, 강남까지 45분 만에 이동이 가능하다. 하루 통행량은 1만5000대~4만3000대로 추정되고 있다.
이외에도 제3연륙교는 다른 대교와 달리 관광 기능이 있다. 영종도 연결 3개 교량 중 유일하게 보도와 자전거 도로가 있고, 보도 구간에 5곳의 전망 쉼터를 설치해 관광객에게 일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세계 최고 높이인 180m 주탑에 해상전망대를 조성하고, 상부엔 엣지워크, 하부엔 해상 보행데크를 만든다. 청라국제도시와 이어지는 해상 보행데크는 인천시티투어와 연계해 관광 루트로 활용된다.

영종 주민과 청라 주민은 거주 지역명이 제3연륙교 명칭에 반영되면 자신의 지역을 널리 알리는 대표 브랜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3연륙교 공식 명칭은 시설물 관리 주체인 인천경제청의 공모, 인천시 지명위원회 안건 상정·심의·의결을 통해 확정된다.
인천경제청은 올해 12월 말 개통을 고려해 오는 9월께 인천시 지명위원회 상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동서남북 방위식 명칭을 쓰는 서구가 구의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 구 명칭이 정리되는 대로 명칭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서구와 중구에서 각각 2건의 후보 명칭을 받아 인천시 지명위에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민 여론을 고려할 때 중구는 영종하늘대교와 하늘대교를, 서구는 청라대교외에 추가로 1개의 후보명을 정해 인천경제청에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3연륙교는 지난 2006년 LH가 영종·청라국제도시 토지 조성 원가에 사업비 5000억원 반영했으나 영종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기존 민자고속도로(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사업자가 손실보전금 문제를 제기하고, 설계 변경과 물가상승 등 요인으로 사업비가 초과(5000억원→6156억원)되면서 장기간 사업이 지연됐다.
그러다 2020년 7월 인천시가 민자고속도로 손실보전금 전액을 부담하기로 하고, 초과 사업비를 LH와 인천도시공사가 부담(총금액의 95%)하기로 하면서 물꼬가 트였다. 그해 말 착공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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