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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싫어요, 수도권 좋아요”...답 찾기 힘든 지역 소멸, 대학교수도 탈출러시

유니스트 최근 5년간 교수 이직 68명 수도권 선호 현상·교육 문제 등 영향 교수 33명 채용 목표 개교 이래 최대

  • 서대현
  • 기사입력:2025.04.23 10:46:13
  • 최종수정:2025-04-23 10: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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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스트 최근 5년간 교수 이직 68명
수도권 선호 현상·교육 문제 등 영향
교수 33명 채용 목표 개교 이래 최대
유니스트 상징탑
유니스트 상징탑

지난해 3월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 A교수는 수도권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니스트 전신인 울산과학기술대학교 때 영입돼 과기원 전환을 주도했고, 학교에서 주요 보직을 맡는 등 ‘유니스트 사람’으로 불렸으나 결국 학교를 떠났다.

교수 이탈로 고민이 많은 유니스트가 올해 대규모 교수 채용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채용 목표는 33명으로 개교 이래 가장 큰 규모다. 대학은 학과 제한 없이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적극적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유니스트는 2007년 9월 설립 이후 우수 연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조무제 초대 총장이 미국 등 해외에 있는 연구자를 직접 찾아가 교수직을 제안하는 등 공격적인 인재 영입에 나서 단기간에 카이스트와 포스텍에 버금가는 대학으로 발돋움했다.

기존 대학보다 젊고 실력 있는 교수들이 많은 것은 유니스트의 자랑거리였으나 최근에는 교수 이탈이 이어지면서 우수 연구자 양성소로 전락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교수들의 이탈 현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유니스트는 2019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5년간 교수 68명이 이직해 국내 4개 과기원 중 교수 이직이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다른 과기원은 카이스트 49명, 지스트 17명, 디지스트는 26명의 교수가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스트를 떠난 교수들은 대부분 수도권 대학으로 간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 구성원들은 교수 임금이 국내 대학 중 최고 수준이고 연구 환경도 좋다는 평가를 받지만 수도권 선호 현상과 수도권 대비 열악한 교육 환경 등이 교수 이탈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

유니스트 관계자는 “지역 이공계 발전과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수 인재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대규모 인재 영입에 나선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반이민 정책으로 미국발 과학 인재 유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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