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젊은 시절 화학 기술자가 되기 위해 공부했으나 이후 성소를 깨닫고 1958년 예수회에 입회했다.
베르고글리오는 칠레에서 인문학을 공부한 뒤 아르헨티나로 돌아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산미겔신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전공했다. 1969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이후 예수회 지도자로 활동하며 신학 교육에 헌신했다.
1973년부터 1979년까지 아르헨티나 예수회 관구장을 역임하며 군사독재 정권하에서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힘썼다.

2013년 3월 13일, 베네딕토 16세의 뒤를 이어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그는 교황으로서 처음으로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선택하며, 가난한 자들의 수호성인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본받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재임 기간 사회적 약자 보호를 실천하고 교황청을 적극 개혁해 나갔다. 교황청 개혁을 추진하며 그는 바티칸 은행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성추문 문제에 단호히 대응했다. 또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며 2015년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발표해 환경 보호 메시지를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교회의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보다 포용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혼과 동성애를 죄악시하던 교회의 전통적인 접근 방식을 다소 완화하고, 이슬람교·개신교 지도자들과의 대화를 확대하며 종교 간 화합을 도모했다. 2020년에는 "동성애자들도 하느님의 자녀들이며, 동성 커플도 법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발언하며 동성 커플의 법적 권리를 지지하기도 했다.
외교적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쿠바와 미국 간 국교 정상화를 중재했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의장에게 각각 서신을 보내 양국 간 대화를 촉구하는가 하면, 바티칸에서 양국 고위급 비밀 회담을 주선하기도 했다. 또한 난민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여러 국제 분쟁의 해결과 유럽의 난민 보호를 촉구했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난민 인권침해 우려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이민자 추방 계획에 대해 "단지 불법 체류자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을 강제 추방하는 것은 인간의 고유한 존엄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황은 지난 20일 안젤로 코마스트리 추기경이 대독한 부활절 연설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전쟁 당사자들에게 호소한다. 휴전과 인질 석방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재임 기간에 교황은 가톨릭과 러시아 정교회의 대화, 러시아와 교황청의 건설적인 교류를 적극 촉진했다"며 "나는 이 뛰어난 분과 대화할 많은 기회가 있었고 그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문가영 기자 /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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