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파면 사흘 뒤 사저로
주민들, 단지 주변서 집회 확산 우려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이후 윤 전 대통령이 거주한 것으로 알려진 아크로비스타 B동은 동요없이 조용했다. [박동환 기자]](https://wimg.mk.co.kr/news/cms/202504/04/news-p.v1.20250404.028b1cdde09b4f1fbd6021080ab18864_P1.png)
4일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 일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돌아갈 서울 서초구 사저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저 인근 주민들은 윤 전 대통령 복귀에 환영의 뜻을 내비치면서도, 집회 세력이 사저 인근으로 몰려들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서 만난 주민 A씨(69)는 “집회 때문에 불편한 것보다도 대통령을 응원하는 마음이 먼저”라며 “대통령이 그간 고생이 많았으니 이제라도 편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 모씨(85)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무리하게 진행됐다고 생각해서 기각되길 바랐다”며 “사저로 돌아오면 외부에 휘둘리지 말고 안정된 삶을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의 사저 복귀로 인근에서 집회나 정치 유튜버 등이 몰려와 불편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대학원생 이 모씨(24)는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도 주변이 시끄럽고 소란스러웠다”며 “다시 돌아오면 집회가 더 커질 텐데, 주민들이 고통을 받게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손 모씨(35)도 “집회가 있으면 시끄러울 것 같다”며 “폭력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인근 아파트 지하상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강 모씨(54)는 “(윤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에 여기 사는 게 알려지고 나서 주변이 시끄러웠다”며 “안그래도 가게가 어려운데 더 어려워질까 곤란하다”고 걱정했다.
이날 선고가 내려진 직후 윤 전 대통령의 서울 서초구 사저 일대는 한산했지만 외부인 출입이 잦아지면서 보안에 예민한 분위기였다. 취재진이 들어서자 보안 인력이 나와 주민 접촉과 사진 촬영을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 보안 요원은 “(대통령이) 언제 돌아오는 지 들은 바가 전혀 없다”며 “어제 오늘 취재 기자들이 많이 와 주민 불만과 민원이 많은 상황이니 돌아가 달라”고 말했다.
헌재의 탄핵심판 인용에 따라 현직 대통령 신분을 잃고 자연인이 된 윤 전 대통령은 관저를 비워줘야 하지만 이사 등 준비에 다소 시간이 필요할 수 있어 수일 뒤에 나갈 가능성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2017년 3월 10일 대통령직에서 파면되고 같은달 12일까지 사흘 더 청와대 관저에 머무르다 사저로 거처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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