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 정국 장기화로 사회적 대립을 부각하는 정치 유튜브 채널이 급증하면서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스스로 '정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4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정치 양극화 심화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평소에 잘 보는 않는 정치 영상을 한두 번 봤다는 이유로 비슷한 영상이 뜨는 데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었다. 이에 SNS에서는 '유튜브 알고리즘 정화법'이라며 아예 알고리즘 초기화를 시도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시청 기록 및 검색 기록 자동 삭제 △개인 맞춤 광고 설정 비활성화 △콘텐츠 비활성화 등이 꼽힌다. 이와 같은 '알고리즘 정화'는 SNS가 이용자의 취향이나 관심사에 맞춘 정보만 제공하는 '필터버블' 현상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주부 성 모씨(59)는 "유튜브에 자꾸 정치 메시지가 담긴 영상이 떠서 보게 되는데 어느샌가 차라리 그게 진실이었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다"고 말했다.
부모님의 유튜브 알고리즘을 자녀가 정화하려는 사례도 있다. 직장인 이 모씨(26)는 "가정 내에서 정치적 발언이 잦아지면 정치 성향이 다른 부모님 간 언쟁이 높아질 때가 있어 걱정된다"며 "유튜브 알고리즘을 정화하면 아버지께서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실까 싶어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평소 시청 습관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본인의 의견과 다르더라도 다양한 의견과 뉴스를 접하고자 하는 노력과 시스템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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