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이연희·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국회에서 '주택가격 통계 개선 방안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시사했다. 염 의원은 "보다 정확하고 투명한 주택가격 통계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실거래 기반의 주택 통계 지표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부동산원은 2013년 1월부터 매주 아파트 매매·전세가격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전문 조사원이 호가, 실거래가 등을 조사해 주택 표본가격을 산정하는 구조인데, 실거래가 통계보다 시의성이 높지만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KB부동산의 '주간 아파트 시장 동향' 통계도 실거래가와 호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표본주택이 거래된 경우 실거래 가격을, 거래되지 않은 경우엔 동일 단지 유사 거래 사례를 바탕으로 조사한 가격을 지역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입력한 뒤 추가 검증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주간 시세가 거래 시작 시점인 매물 호가와 거래 완료 시점인 실거래가를 혼합해 작성하면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캐나다·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공공기관이 작성하는 가격지수가 실거래가에 기반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과도한 시세 정보의 유통이 오히려 시장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며 "주간 시세는 생산은 하더라도 공표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실거래가 지수를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간 단위로 가격지수를 발표하는 나라가 한국밖에 없을뿐더러 표본 사례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예를 들어 4000가구가 넘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도 주간 매매 건수가 0건인 기간이 2022년 기준 26주에 달한다. 가구별 평균 보유기간은 11.4년이다.
임재만 세종대 교수는 "은마아파트도 11년에 한 번 거래되는데 주간 실거래가가 생길 가능성이 0%다. 유사 거래를 찾아야 하는데 가구별 조망권, 주동과의 거리, 층수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매주 단지 가격을 평가할 수 없으니 보수적이 된다"고 말했다.
주간 아파트 가격 통계는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에서 발표한 통계가 상이한 결과를 보이며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지난 정부에서는 문재인 정부 고위 관료들이 한국부동산원에 통계 조작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감사도 이뤄졌다. 한편 인공지능(AI) 시세 측정 기술을 보유한 프롭테크 기업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주간 시세를 공표하지 않더라도 민간에서 통계를 끊임없이 발표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6·27 대출규제 등 정책이 발표된 후에 시장 참여자들은 1~2주 만에 가격 변동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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