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주현 엠디엠(MDM)그룹 회장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실제로 MDM그룹은 부동산 개발 업계에선 최초로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고, 2025년 발표에서 63위에 올랐다. 부동산 개발부터 신탁, 캐피털, 자산운용, 리츠 AMC(자산관리회사)까지 이른바 '부동산 개발과 금융의 수직계열화'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완성시킨 사람도 문 회장이다.
MDM그룹은 최근 한국 부동산 개발 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달 착공한 서리풀 복합개발사업이 그 주인공이다. 과거 국군정보사령부 용지였던 서리풀 복합시설 개발사업 땅은 면적만 9만6795㎡(약 3만평)에 달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도 5조3500억원으로 한국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MDM그룹은 이곳에 오피스 5개 동과 문화·판매시설 등이 들어서는 지하 7층~지상 19층, 연면적 60만65㎡(약 18만평) 규모의 복합 오피스 타운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곳을 '한국판 애플파크'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문 회장을 최근 서울 역삼동 카이트타워에서 만났다.
―그동안 '도심 혁신 거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리풀 복합개발은 어떤 의미가 있나.
▷도시 경쟁력은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통해 확보된다. 또 기업은 더 혁신적인 복합공간에서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서리풀 개발은 오피스와 문화, 상업, 여가를 모두 누릴 수 있는 원스톱 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랜드마크 오피스 타운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웃 나라인 일본 도쿄만 해도 롯폰기힐스, 아자부다이힐스, 마루노우치 등이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엔 아직 이 같은 랜드마크가 없다.
―'한국판 실리콘밸리' 콘셉트를 주장했는데 지금까지 복합개발과는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있나.
▷글로벌 오피스의 트렌드를 직접 살펴보기 위해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미국 본사를 답사했는데 특징이 있었다. 녹지 속에 낮고 널찍한 캠퍼스 같은 사옥, 이른바 랜드스크레이퍼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천루, 즉 스카이스크레이퍼와 다른 개념이다. 임직원들의 소통, 협업 그리고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오픈 스페이스형 배치에 영감을 받아 서리풀 프로젝트에도 도입했다. 실제로 서리풀 북측동 기준층의 바닥면적은 서울 주요 프라임 오피스(연면적 10만㎡ 이상)의 3배가 넘는다. 또 입주사와 지역 주민의 문화와 여가 기능을 위해 기부채납 시설로 남측 용지에는 서리풀 사운드(공연장), 북측 땅에는 보이는 수장고를 조성했다. 수장고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헤어초크&드뫼롱의 작품이다.
―PF 규모부터 압도적인데 'MDM'만의 리스크 관리 방식이 있나.
▷먼저 강남 테헤란로 한복판에 이 정도 자연환경을 가진 입지가 없다. 여기에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한 랜드마크 오피스 타운이라는 차별화된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하나의 특징은 금융 파트너로 연을 맺어온 신한은행과 과감하게 지분을 공유했다. 또 다른 파트너인 이지스자산운용과도 마찬가지다. 워낙 공격적인 사업이었지만 리스크를 나눠 손을 잡고 프로젝트를 시작했기 때문에 '역대급'이라는 PF 자금 조달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생각한다.
―3.3㎡당 1억원이 넘는 분양가로 화제가 됐던 '포제스 한강'을 완판했다. 이 밖에도 수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는데 비결은.
▷첫째는 역시 로케이션(입지)이다. 아파트, 오피스텔, 오피스, 상업시설 각자의 상품에 맞는 최상의 입지를 선정하는 것이 최우선 원칙이다. 서리풀 복합개발만 해도 우리가 사기 전에 8년 동안 팔리지 않던 땅이었다. 대부분 주거 용도로만 쓰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원 속의 오피스'를 만드는 게 트렌드이고, 이 땅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포제스 한강' 역시 한강을 영구 조망할 수 있다는 입지 특징에 주목했다. 다음은 상품성이다. 포제스 한강에 5성급 커뮤니티 시설을 넣어줬다. 결국 입지와 상품성,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서리풀과 포제스 한강 다음으로 준비하는 프로젝트가 있나.
▷최근 굵직한 프로젝트가 많다. 먼저 부산 옛 그랜드호텔 개발사업이 있다. 해운대 관광특구에서도 핵심인 입지에 럭셔리 호텔, 콘도, 하이엔드 주거 복합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싱가포르의 더 인터레이스(2015년 세계 건축물상 수상작) 등을 설계한 올레 스히렌의 설계를 적용해 해운대 앞바다에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되게 만들 예정이다. 부산의 위상을 높이고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다음으로는 '화성동탄2 헬스케어 리츠' 프로젝트가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모를 통해 선정된 것으로, 우리나라에선 최초의 헬스케어 리츠 프로젝트다. 이곳 역시 연면적만 60만8515㎡에 달하는데, 시니어 주택 2800여 가구와 오피스텔 약 1100실, 주거·의료·상업시설 등을 복합개발할 계획이다. 여기에 시니어들의 천국을 만들 것이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특징이 있다. 복합개발 이후 임대·운영 수익은 리츠 주식의 공모·상장을 통해 주주로 참여하는 국민들에게 배당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선진국형 개발 모델'이다.
문주현 회장은 △1958년 전남 장흥 △경희대 회계학과 △동서대 명예 부동산학 박사 △1998년~ MDM그룹 회장 △2001년~ 재단법인 문주장학재단 이사장 △2020년~현재 한국부동산개발협회 명예회장
[손동우 기자 / 사진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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