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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다시 몰려온다”...몸값 치솟는 중저가 호텔, 지방까지 투자 붐

K콘텐츠에 외국인 관광 급증 부산 광안리 2성급 호텔은 코로나前 가격에 거래 성공 신라스테이·티마크명동 등 서울에 외국계 투자 줄이어

  • 박재영
  • 기사입력:2025.06.10 06:02:29
  • 최종수정:2025-06-10 13: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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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에 외국인 관광 급증
부산 광안리 2성급 호텔은
코로나前 가격에 거래 성공

신라스테이·티마크명동 등
서울에 외국계 투자 줄이어
부산 베스트루이스해밀턴호텔 광안점
부산 베스트루이스해밀턴호텔 광안점

드라마와 영화, 음악, 식품 등 K콘텐츠 열풍으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급감했던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면서 호텔 몸값이 치솟고 있다. 서울의 주요 빌딩 매물이 소진되면서 부산 등 지방의 2성급 호텔도 코로나19 이전 가격을 회복해 매매가 됐다. 한국 내 호텔 몸값이 높아지자 외국 호텔 브랜드의 한국 진출도 이어지는 중이다.

9일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산 광안리 해변의 2성급 호텔인 ‘베스트루이스해밀턴호텔 광안점’이 120억원에 거래됐다. 광안리 해변 조망이 가능하고 대로변 코너에 위치해 시장의 관심을 받아온 매물이다. 2019년 신축 후 142억원에 매각됐던 이 자산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 118억원에 거래됐으나 5년 만에 가격이 반등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거래가 지방·중저가 호텔 시장 전반의 회복세를 보여주는 신호로 보고 있다. 배상열 신한리츠운용 리서치팀장은 “경기 악화로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호텔을 찾는 흐름이 중저가 호텔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부산은 서울과 제주 사이의 중간 수요권역으로 국내외 관광 수요가 함께 작용하는 구조여서 투자자들이 눈여겨보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서울에서는 신라스테이 광화문과 티마크 그랜드 명동, 콘래드 서울, L7 강남 등 수천억 원대 호텔 거래가 다수 이뤄졌다.

이런 서울의 호텔 투자엔 외국계 자본이 다수 들어왔다.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코리아는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콘래드 호텔엔 일본계 자금이 투입됐고, 미국계 투자자 안젤로고든은 티마크 그랜드 호텔을 인수해 보코 서울 명동으로 재개장했다”며 “방한객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투자 확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신라스테이 서대문에 대해 지분 거래 형태로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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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정비·개발 사업지에서도 호텔 유치가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용산구 이태원동 유엔군사령부 용지 개발 프로젝트 ‘더파크사이드 서울’은 이달 중 고급 오피스텔 ‘더파크사이드 스위트’를 시작으로 분양에 들어간다. 고급 호텔 브랜드인 로즈우드서울이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며 내후년에는 호텔도 개관할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강북 대표 복합개발사업지인 서울원 아이파크에 글로벌 5성급 호텔인 ‘메리어트 서울원’을 조성한다.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용산정비창 전면 제1구역에서는 하얏트의 최상위 브랜드인 ‘파크하얏트’ 호텔을 유치하겠다고 제안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70만7113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월의 104.4% 수준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도 16.7% 증가한 수치다. 특히 부산의 관광객 회복세가 가파르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는 292만9192명으로 전년 대비 60.9%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268만7743명)을 넘어선 역대 두 번째다.

지방 중저가 호텔의 수익성도 개선되는 중이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존스랑라살(JLL)이 최근 발간한 ‘한국 호텔 투자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중저가 호텔의 객실당 수익은 전년 대비 23.4% 증가해 럭셔리 호텔 성장률(14.4%)을 웃돌았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럭셔리 호텔의 객실당 수익 성장률이 12.8%로 중저가 호텔 성장률(5.7%)보다 높았으나 향후 성장률이 역전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JLL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사비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호텔 개발은 럭셔리 브랜드 위주로 진행돼 중저가 및 비즈니스 호텔의 신규 공급 물량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방문객이 회복되는 추세이고, 앞서 숙박요금 상승세가 이어졌던 럭셔리 호텔과의 ‘갭 메우기’로 인해 올해 중저가 호텔의 객실당 수익 성장률이 10~2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JLL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호텔 거래 총액은 약 1조6300억원으로 전년(4600억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는 중소형 호텔이 거래를 주도하며 거래 규모가 2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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