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을 상대로 삼성물산이 승기를 거머쥔 가운데, 강남 노른자 단지인 개포주공과 잠실우성 재건축에서 2차전이 벌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모두 오는 3월 12일 마감하는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에 응할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개포동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꼽히는 이곳은 개포동 185번지 일대 11만6682.3㎡ 부지에 지하 5층~지상 최고 35층, 총 2698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개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가 약 1조5140억원에 달해 한남4구역(1조5723억원)과 비슷한 대규모 사업이다.
한남4구역 재개발 수주에 패배한 현대건설로서는 개포주공 6·7단지 수주에 간절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개포주공 1단지와 3단지를 잇달아 수주했다. 오래 전부터 6·7단지에 공을 들여온 만큼 이번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다만 높은 입찰 경쟁 분위기를 의식한 눈치싸움 탓에 입찰 계획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삼성물산 역시 개포주공과 같은 3월에 입찰을 마감하는 송파구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을 두고 저울질하며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포주공 2단지를 수주한 경험이 있는 만큼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만약 삼성물산이 개포주공 6·7단지가 아닌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 입찰에 나설 경우 GS건설과의 대결이 유력하다.
GS건설은 지난해 9월 잠실우성 첫 입찰에 단독 지원했다. 잠실우성 재건축 조합은 오는 3월 중 마감을 목표로 재입찰을 추진하고 있다.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은 잠실동 101-1번지 일대 12만354㎡ 부지에 지하 4층~지상 최고 49층, 2680가구 규모 대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조합 측 예상 공사비가 약 1조6199억원에 달해 개포주공이나 한남4구역보다 500억~1000억원 정도 많다.
무엇보다 ‘강남 3구’란 상징성과 입지적 장점으로 대형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한남4구역과 마찬가지로 개포주공과 잠실우성도 향후 서울 재개발·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3구역 사업권을 위한 전초전 성격을 갖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압구정 3구역은 5800가구 규모의 50~70층 높이 대형 마천루 아파트 단지가 세워지는 초대형 사업이다. 압구정 3구역 재개발이 완료되면 기존 최고급 주거단지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도 한 수 뒤로 말릴 것이라 예상될 정도로 높은 파급력을 가졌다.
서울 부촌 대명사인 강남권 사업이란 점에서 개포주공이나 잠실우성 사업권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압구정3 수주 결과에도 상당한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 1,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대결이 아니더라도 올해 상반기엔 최소 개포와 잠실이란 두 개 사업지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대형 건설사들의 한판이 예고된 셈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형 수주전이 다수 예정돼 있는 만큼 어느 쪽 수주전에 도전하느냐, 누가 수주를 따내느냐에 따라 다음 수주전에 영향이 있어 건설사마다 입찰 여부에 고심이 거듭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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