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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힘든데 처우까지”…저연차 교원 이탈, 벌써 작년 집계 넘겨

9월까지 의원면직 교원 366명 비수도권 학교서 퇴직자 속출

  • 이상현
  • 기사입력:2025.10.01 11:34:31
  • 최종수정:2025.10.01 11: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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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까지 의원면직 교원 366명
비수도권 학교서 퇴직자 속출
영어 수업 중인 초등학교 교사.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영어 수업 중인 초등학교 교사.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한때 선망의 직업이었던 교사들의 퇴직이 가속화하고 있다. 과중한 업무와 부족한 처우에 교권 추락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들어 9월까지 의원면직한 교원의 수가 이미 지난해 연간 집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24~2025년 저연차 교원 중도 퇴직 현황’에 따르면, 교직 경력 5년 미만 교원의 중도 퇴직 중 의원면직의 사례가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면직은 개인 사정에 따른 자발적 퇴직을 말한다. 올해의 경우 지난달 1일까지 퇴직한 전체 교원 376명 중 의원면직의 사례가 366명(97%)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퇴직 교원(381명) 중 의원면직 사례(362명, 95%)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저연차 교사의 자발적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의원면직 현황을 시도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전년보다 26명이 줄었으나, 비수도권에서 30명이 증가했다. 강원 지역의 경우 지난해 0명에서 올해 16명으로 늘었고, 제주도 4명에서 16명으로 크게 늘었다. 울산 역시 8명에서 15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나며 지역 전반에서 의원면직이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칠판.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칠판.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교육청 관계자는 “과거에는 교사들이 사명감으로 교단에 섰지만, 이제는 그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5년 미만 저연차 교원들은 어렵게 교대에 입학했음에도 과중한 업무와 낮은 처우로 ‘차라리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서이초 사건 후 이탈 현상이 더 가속화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같은 동향과 관련, “올해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최종 수치는 2024년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연차 교원 퇴직은 단순한 수치의 증감이 아니라 교직 붕괴의 경고 신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령인구 감소로 교원 정원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육 현장의 허리를 떠받치는 저연차 교원의 이탈은 국가 교육 시스템에 막대한 부담이 된다”며 “교권 추락, 무분별한 민원, 과중한 행정업무로 인해 교원들이 스스로 떠나는 현실은 국가 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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