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통령은 "검사들이 되(지)도 않는 것을 기소하고, 무죄가 나오면 면책하려고 항소·상고해서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형사처벌권을 남용해 고통을 주고 있지 않느냐. 왜 방치하느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내 의문은 억울하게 기소돼서 몇 년 돈 들여서 재판 받고 무죄를 받았는데 검찰이 아무 이유 없이 항소한다는 것"이라며 "형사소송법은 10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1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면 안 된다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의 기계적 항소·상고의 폐해를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며 지적했다. 그는 "1심에서 몇 년씩 재판해서 집을 팔아 변론해 겨우 무죄를 받아놓으면 (검찰이) 항소한다"며 "기껏해야 5%가 뒤집어지는데 95%는 헛고생을 한다. 국가가 국민에게 왜 이렇게 잔인한가"라고 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검사들이 상당히 자유롭게 항소·상고할 수 있도록 하는 현행 형사소송법 개정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 개정이 이뤄질 때까지 새로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예규를 보완해 무리한 항소·상고를 제한다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날 이 대통령의 작심 발언을 두고 개인적 경험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식료품 물가 상승이 시작된 시점은 2023년 초인데, 왜 이때부터 오르기 시작했는지 근본적 의문을 가져야 한다"며 "(이때부터) 정부가 통제 역량을 상실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화값 하락에 따른 수입 식료품 가격 상승이 원인이라는 설명에는 "환율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정부가 작동하지 않은 측면이 강한 것 같다"며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물가 관리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조선시대 때도 매점매석한 사람을 잡아 사형시키고 그랬다. 이런 문제를 통제하는 것이 정부"라고 강조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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