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巨與 민주당 원내대표 도전자들 “내가 明心 따를 적임자”

李대통령 ‘수평적 관계’ 언급 민주 단체 텔레그램방 나와 원내대표 도전 후보들은 “내가 明心 따를 적임자” 자처

  • 전형민,홍혜진
  • 기사입력:2025.06.09 07:55:15
  • 최종수정:2025.06.09 07: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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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수평적 관계’ 언급
민주 단체 텔레그램방 나와

원내대표 도전 후보들은
“내가 明心 따를 적임자” 자처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오후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의원들과 만찬을 갖기 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조정식·서영교·박홍근 의원, 이 대통령. 정청래 의원, 박찬대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2025.6.7. [사진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오후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의원들과 만찬을 갖기 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조정식·서영교·박홍근 의원, 이 대통령. 정청래 의원, 박찬대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2025.6.7. [사진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3년여 만에 거대 여당으로 돌아온 더불어민주당과 새 정부와의 관계 방향 설정이 주목받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원내대표 선거 내 중립, 더 나아가 ‘당무 비개입’과 ‘수평적 당정 관계’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원내대표 선거와 이어질 당 대표 선거에서 결국 ‘명심(明心·이 대통령의 의중)’의 향배가 결과를 가를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8일 민주당에 따르면 오는 12~13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는 3선 김병기 의원과 4선 서영교 의원(기호순)의 양자 구도로 펼쳐진다. 사상 처음으로 여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 외에도 권리당원의 표심을 일부(20%) 반영한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한다.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은 의원 약 34명 표와 비슷한 수준으로, 당원 표심이 당락을 결정할 캐스팅보트로 꼽힌다. 이를 두고 사실상 명심(明心·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당락을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은 김병기·서영교 의원 모두 친명을 강조하고 나선 것을 두고 전임 윤석열 정부와 여당(국민의힘)의 모습이었던 ‘수직적 당정 관계’가 재현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2022년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로 아깝게 진 뒤, 당 대표로 복귀해 22대 총선 압승을 이끈 것은 물론 대표 연임에까지 성공해 사실상 일극 체제를 구축하는 등 그립력이 강한 이 대통령과 수평적 당정관계 실현은 요원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오후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의원들과 만찬을 갖기 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5.6.7. [사진 =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오후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의원들과 만찬을 갖기 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5.6.7. [사진 = 대통령실 제공]

실제로 두 후보 모두 친명(親이재명)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표심 구애에 나선 상태다. 김병기 의원(서울 동작갑)은 원내대표 출마 기자 회견에서 “누구보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지금까지 대통령과 최고의 관계였듯이 원내대표로서 최고의 당정 관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가정보원 인사처장 출신으로 지난해 총선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와 이번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장을 맡는 등 친명계 핵심으로 분류된다.

서영교 의원(서울 중랑갑)은 “우리는 이재명 정부가 빠르게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 그 주춧돌이 되겠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입법·정책·예산 확보 등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 심부름꾼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이재명 1기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역시 친명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지난 정권 내내 정부와 여당(국민의힘)의 수직적 당정 관계를 ‘용산 거수기’라며 비판해왔던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도 이 대통령은 당선 후 당정 관계에 대해 “인사든 정책이든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며 “당정 관계도 수평적으로, 일상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의 의견을 존중하고 가능하면 당의 자원을 최대한 국정에 함께 쓸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 다음 날인 5일엔 지역위원장 200여 명이 활동하는 텔레그램 방에서 “선거 기간 동안 감사하다”라는 취지의 글을 남기고 퇴장했고, 6일 민주당 의원들의 단체 텔레그램 방에서 “자주 뵙기를 (기대한다).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자”라는 글을 남기고 퇴장했다. 모두 계속 남아 있을 경우 당무 개입 등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사흘 만에 가진 지난 7일 민주당 지도부와의 한남동 공관 만찬에서도 대통령실이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왼편에 김 의원, 오른편엔 서 의원이 나란히 앉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공개한 (어제 만찬) 사진을 보면 (이 대통령이) 원내대표 기호 1번 김병기 후보, 2번 서영교 후보와 나란히 사진을 찍었다”며 “(만찬에서도) 양쪽 다 열심히 해서 준비된 여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의 만찬에는 당 대표 1·2기 시절 지도부가 참석했다. 만찬에는 박찬대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정청래 전 최고위원,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 등 24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강유정 대변인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 직후 페이스북에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며 국민의 선택을 받은 만큼 이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우리의 첫 번째 사명”이라며 “늘 그랬듯 원팀 정신으로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것을 약속드리며, 함께해 주시는 든든한 동지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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