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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국 대선 이틀 만에…‘이재명 당선’ 두 줄 짜리 기사만 냈다

6일치 대내외 관영 매체에 단순 사실 전해 ‘적대적 두 국가’ 이후 의도적 무관심 반영 김정은, 평양서 ‘러 안보수장’ 쇼이구 만나 韓 대선결과·북러 군사협력 등 논의했을듯

  • 김성훈
  • 기사입력:2025.06.05 14:46:39
  • 최종수정:2025-06-05 15: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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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치 대내외 관영 매체에 단순 사실 전해
‘적대적 두 국가’ 이후 의도적 무관심 반영
김정은, 평양서 ‘러 안보수장’ 쇼이구 만나
韓 대선결과·북러 군사협력 등 논의했을듯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쳐.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쳐.

북한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 이틀 만인 5일 이재명 대통령 당선 소식을 별다른 논평 없이 짤막하게 보도했다.

이날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에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 진행’이라는 제목으로 대선 결과를 담은 두 줄 짜리 기사를 실었다.

북측은 기사에서 “한국에서 지난해의 ‘12·3 비상계엄 사태’로 대통령이 탄핵된 후 두 달 만인 6월 3일 대통령 선거가 진행됐다”고 썼다. 이어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리재명(이재명)이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전했다.

북측은 이날치 노동신문에도 주로 나라 밖 소식을 전하는 6면에 같은 기사를 실어 대내적으로도 한국 대선 결과를 알렸다.

북한이 대내외 관영매체를 통해 한국 대선 관련 보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북한은 한국의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파면 내용은 외신 보도를 인용하는 방식으로 논평 없이 보도했다. 이어 대선 결과 역시 이처럼 짤막하게 다뤘다.

과거 북한은 한국 대선 정국에서 보수성향 후보를 비판하는 등 자신들의 입장을 개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이후로는 한국의 주요 정치 이벤트에 대해 단순 사실관계만 전하며 의도적 무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또 기존에 쓰던 ‘남조선’ ‘괴뢰’ 대신 ‘한국’ ‘대한민국’ 같은 표현을 쓰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위임으로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쇼이구 안전이사회 서기장이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평양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위임으로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쇼이구 안전이사회 서기장이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평양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한편 이날 북측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만나 국제정세를 논의하고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쇼이구 서기의 방북은 지난 3월 말 이후 70여일 만이다.

북·러는 이번 쇼이구 서기 방문을 계기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관련 후속 조치와 전사자 보훈·예우는 물론 북한의 전후 복구 참여 문제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한국 대선에 대한 북·러 간 대응 공조 방안도 논의했을 개연성이 높다.

북측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앞으로도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문제를 비롯한 모든 심각한 국제정치 문제들에서 러시아의 입장과 대외정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로(북러) 국가 간 조약의 조항들을 책임적으로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러한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북한이 러시아의 쿠르스크 지역 탈환 이후 ‘사후 정산’ 차원에서 러시아에 책임 있는 약속 이행을 강조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홍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과 쇼이구 서기가 북·러 연합군사연습 등 한반도에서의 양국 간 안보협력 문제도 협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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