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이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이 전 장관을 국정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책임지며 국정원 정보수집 능력을 강화하고 정보 전달 체계를 혁신했던 경험으로 통상의 파고에서 국익을 지켜낼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이 대통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 시기 최악으로 치달은 남북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했다.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다면 지난 정부에서 대북 견제와 압박에 쏠렸던 국정원 업무의 무게중심이 남북대화 채널 복원·확보로 이동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 후보자는 국내에서 자타 공인 최고의 북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북한 내부 문건과 원전,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에 기반한 독창적 관점의 연구 성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다. 그는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이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NSC 사무차장으로 일하며 국가안보 분야 전반을 조율하는 등의 경험을 쌓았다. 이어 통일부 장관으로 발탁돼 남북 화해·협력 정책 추진을 이끌고, NSC 상임위원장을 겸임하며 남북 관계는 물론 외교안보와 정보 분야 전반을 조율했다. 그는 남북한이 한반도 정세를 주도적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 노무현 정부에서 이른바 '자주파'의 핵심으로도 통했다. 이 후보자는 2006년 10월 북한이 첫 핵실험을 강행하자 장관직에서 물러나 '친정'인 세종연구소로 복귀해 공직과 거리를 뒀다.
다만 이 후보자는 역대 더불어민주당 계열 대선 캠프에서 꾸준히 대북·외교안보 분야의 좌장 역할을 맡아 특유의 영향력을 유지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내놓은 인사에서는 남북 관계와 대외정책 기조에서 자주와 동맹의 균형을 찾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이 후보자와 더불어 한미동맹과 주변 4강 외교에 뛰어난 전문성을 갖춘 '전략가' 외교관 출신인 위성락 민주당 의원을 국가안보실장으로 선택했다.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
△1958년 경기 양주 △용산고·성균관대 행정학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통일부 장관(NSC 상임위원장 겸임) △연세대 석좌교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성승훈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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