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방문 어려운 상황서 푸틴 체면 세워준듯
딸 김주애 함께해…근신했던 조용원 동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소련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전승절) 80주년을 맞아 9일 오전 딸 주애와 함께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https://wimg.mk.co.kr/news/cms/202505/09/news-p.v1.20250509.1ec9df865cf04d998dcd728cd68a33a8_P1.jpg)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전승절) 80주년인 9일 주북 러시아대사관을 방문해 한층 강화된 북·러 동맹관계를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평양의 러시아대사관을 방문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승절 축하 연설에서 “조로(북러)관계의 오랜 전통과 숭고한 이념적 기초, 불패의 동맹관계를 끊임없이 공고발전시켜 나가려는 (것이) 우리 당과 정부와 인민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2012년 집권 이후 주북 러시아대사관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과 동행한 최선희 외무상은 이번 방문에 대해 “새 시대에 진정한 전우관계, 백년대계의 전략적 관계로 승화된 조로 친선의 위력으로 두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 인민의 평안과 행복,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적극 도모해 나가려는 강렬한 의지의 뚜렷한 과시”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평양과 모스크바는 언제나 함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이번 러시아대사관 방문에 딸 김주애와 당·국가지도 간부들이 동행했다고 전했다. 북측은 해당 보도에서 김주애를 처음으로 ‘가장 사랑하는 따님’이라고 지칭했다.
공개 보도사진을 살펴보면 김 위원장은 이날 딸 김주애를 비롯해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 리히용·박정천 당 중앙위 비서, 최 외무상, 노광철 국방상 등과 함께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소련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전승절) 80주년을 맞아 9일 오전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해 축하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https://wimg.mk.co.kr/news/cms/202505/09/news-p.v1.20250509.df48003c159549a5a104f6a48dc8fcc9_P1.jpg)
조용원 비서는 2월말 평양종합병원 시찰 이후 약 50일 만에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앞서 정부 당국자는 조 비서가 장기간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것에 대해 “간부들의 비위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숙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보도를 고려하면 그는 자숙 기간을 마친 뒤 권력 구도에 복귀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에서 펼쳐진 전승절 행사 참석이 여의찮은 가운데, 우선 평양의 러시아대사관을 방문하는 식으로 외교적 예우를 갖췄다고 분석했다.
통일부는 “러시아의 지속적인 전승절 참석 요청에도 불구하고 북측 최고위급 인사의 모스크바 방문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직접 러 대사관을 방문해, 러시아의 체면을 세워주고 러북 밀착의 모멘텀을 대내외에 부각했다”고 평가했다.
통일부는 향후 북·러 협력의 폭과 속도에 대해서는 양국 간 정상회담 개최 시점 등 후속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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