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준비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8일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하며 "조·로(북·러)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의 제반 조항과 정신에 전적으로 부합되며 그 이행의 가장 충실한 행동적 표현"이라고 강변했다. 북측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관영매체에 입장문을 보내는 형식을 취했다. 북한은 "국가수반의 명령에 따라 쿠르스크 지역 해방작전에 참전한 우리 무력 구분대(대대급 이하 부대)들은 높은 전투 정신과 군사적 기질을 남김없이 과시했다"고 주장했다. 북측은 입장문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해 맺은 '북·러 신조약 4조(유사시 자동 군사개입)'에 따라 당 중앙군사위에 러시아 파병 명령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북측은 또 평양에 전투위훈비를 세우겠다며 파병 장병 가운데 전사자가 발생한 사실도 인정했다.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북·러가 발표 시기와 형식을 서로 조율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푸틴 대통령은 성명에서 "북한 부대가 국제법을 완전히 준수하고, 지난해 6월 맺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따라 북한군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북한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전장에서 단련된 양국 간 강한 우정, 이웃 관계 및 협력의 유대가 계속해서 성장하고 전반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행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앞두고 북·러의 셈법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 입장에서는 승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종전 협상의 유리한 고지 확보, 전후 처리 차원에서 공개가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 역시 러시아로부터 파병의 반대급부를 받아낼 장치를 확보하기 위해 파병 사실을 공개할 필요가 있었다고 봤다. 북한은 이번 입장문에서 '동맹' 표현을 세 차례나 쓰면서 북·러동맹 관계를 굳히려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다음달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기념일 80주년을 계기로 김 위원장이 조만간 방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시기·장소는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김 위원장 전용기인 '참매 1호'로는 모스크바 운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왕복 이동에만 약 보름이 필요한 전용 열차를 이용하는 것도 부자연스럽다. 무엇보다 북측 최고지도자는 본격적인 우상화 작업 이후 여러 나라 지도자 속에 섞여야 하는 다자 정상외교를 하지 않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김 위원장의 다자 무대 데뷔보다는 푸틴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전쟁 참가의 반대급부를 얻어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김 위원장이 러시아 전승절 이후 비교적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는 극동지역 등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북·러 정상회담에 나설 개연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현재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접촉할 일정은 없다"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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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하며 "조·로(북·러)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의 제반 조항과 정신에 전적으로 부합되며 그 이행의 가장 충실한 행동적 표현"이라고 강변했다. 북측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관영매체에 입장문을 보내는 형식을 취했다. 북한은 "국가수반의 명령에 따라 쿠르스크 지역 해방작전에 참전한 우리 무력 구분대(대대급 이하 부대)들은 높은 전투 정신과 군사적 기질을 남김없이 과시했다"고 주장했다. 북측은 입장문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해 맺은 '북·러 신조약 4조(유사시 자동 군사개입)'에 따라 당 중앙군사위에 러시아 파병 명령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북측은 또 평양에 전투위훈비를 세우겠다며 파병 장병 가운데 전사자가 발생한 사실도 인정했다.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북·러가 발표 시기와 형식을 서로 조율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푸틴 대통령은 성명에서 "북한 부대가 국제법을 완전히 준수하고, 지난해 6월 맺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따라 북한군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북한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전장에서 단련된 양국 간 강한 우정, 이웃 관계 및 협력의 유대가 계속해서 성장하고 전반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행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앞두고 북·러의 셈법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 입장에서는 승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종전 협상의 유리한 고지 확보, 전후 처리 차원에서 공개가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 역시 러시아로부터 파병의 반대급부를 받아낼 장치를 확보하기 위해 파병 사실을 공개할 필요가 있었다고 봤다. 북한은 이번 입장문에서 '동맹' 표현을 세 차례나 쓰면서 북·러동맹 관계를 굳히려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다음달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기념일 80주년을 계기로 김 위원장이 조만간 방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시기·장소는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김 위원장 전용기인 '참매 1호'로는 모스크바 운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왕복 이동에만 약 보름이 필요한 전용 열차를 이용하는 것도 부자연스럽다. 무엇보다 북측 최고지도자는 본격적인 우상화 작업 이후 여러 나라 지도자 속에 섞여야 하는 다자 정상외교를 하지 않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김 위원장의 다자 무대 데뷔보다는 푸틴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전쟁 참가의 반대급부를 얻어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김 위원장이 러시아 전승절 이후 비교적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는 극동지역 등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북·러 정상회담에 나설 개연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현재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접촉할 일정은 없다"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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