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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명' 만들며 압승 … 李 "23년전 노무현처럼 개혁시대 열것"

이재명 89.8% 대선후보 확정
정권교체 의지 강한 민주당
확실한 인물에 지지 몰아줘
李, 국힘 후보 누가 나와도
지지율 50%로 압도적 우세
오늘 이승만·박정희 묘역 참배
SK하이닉스 방문해 간담회도

  • 채종원/성승훈/박민기
  • 기사입력:2025.04.27 20:32:56
  • 최종수정:2025-04-27 23: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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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절하는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수락 연설을 마치고 큰절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큰절하는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수락 연설을 마치고 큰절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당 대선 후보로 최종 결정된 뒤 수락 연설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23년 전 이날은 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날"이라며 "새 시대의 맏형이 되고자 했던 노무현 후보는 불신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개혁의 시대, 통합의 시대로 가자고 당당하게 선언했다"고 말했다. 또 "2025년 4월 27일도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 될 것"이라며 "군림하는 지배자의 시대를 끝내고 진짜 대한민국이 시작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대선 후보가 된 배경에는 정권 교체에 대한 진보 진영의 열망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3년 만에 치러지는 조기 대선인 만큼 국민의힘 후보는 물론, 출마를 저울질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대결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강력한 후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일찌감치 형성됐기 때문이다.

일단 민주당 분위기는 한껏 고무돼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 교체 여론이 50% 안팎으로 나타난다. 한국갤럽과 국민일보가 지난 25일 발표한 조사에서 이 후보는 한 권한대행이나 국민의힘 후보군,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3자 대결에서 최소 48% 이상 지지율을 보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사진설명
이 후보는 2022년 대선 당시와 비교하면 더 유리한 구도에서 본선에 나서게 된 셈이다. 하지만 남은 36일간의 레이스에는 몇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우선 명확한 대진표가 확정되지 않았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누구로 정해질지 아직 알 수 없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 심판'으로 큰 틀의 대선 프레임을 짜놓은 상태지만 국민의힘에서 탄핵 찬성파가 후보로 선출되면 셈법이 다소 복잡해진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정해져도 한 권한대행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반이재명 빅텐트' 후보 자리를 놓고 다시 결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는 "심판 하고 계신 분이 선수로 뛰기 위해서 기회를 노리는 것 같다는 의문을 국민이 갖고 있다"며 "끊임없이 내란 세력의 귀환을 노리고 있는 듯하다"고 견제에 나섰다.

여기에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는 이준석 후보까지 빅텐트에 동참한다면 대선은 최종적으로 '양자 대결'로 치러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진보·보수 진영의 결집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중도층 표심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 후보에게는 '비호감도가 높다'는 인식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25일 한국갤럽은 대선 주자별 '대통령감 인식'을 물었는데 이 후보는 지지 46%, 반대 49%를 얻었다. 물론 다른 후보들에 비해 지지 비율이 월등히 높기는 하다. 하지만 민주당에선 그가 민주당 계열 후보 가운데 사상 첫 '과반 득표'를 반드시 끌어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내 통합 역시 필요하다. 이날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당은 특정 후보에 대한 구호를 자제시키는 등 경선 후 큰 후유증을 남겼던 '명낙대전'(이재명·이낙연 경선)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신경 썼다.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도 완전히 해결된 상태는 아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대선 전에 선고할지가 아직 변수라는 뜻이다. 법조계에서는 선고 시점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대선 이후로 미뤄질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이르면 다음달 11일 대선 후보 등록 마감 전에 선고를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는 다음 정기 합의기일인 5월 19~23일에 선고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선거법상 후보 등록 기간이 지나면 본인이 사퇴해도 정당은 다른 후보자를 등록할 수 없다. 이 후보는 2심대로 무죄가 확정된다면 사법 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다. 반면 유죄 취지로 사건이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 환송되면 중도층 표심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 후보는 28일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대선 후보로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모두 참배할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묘역까지 찾는 것은 중도·보수로의 확장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오후에 경기 이천에 있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간담회'를 한다. SK하이닉스에서 곽노정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고양 채종원 기자 / 서울 성승훈 기자 /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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