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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편 내편' 없는 각개전투 … 약점 파고든 국힘 4자토론

MBN 주관 2차경선 토론
金 역사관·安 정체성 공방에
韓 메가폴리스 공약 난타전

  • 김형주
  • 기사입력:2025.04.27 17:51:33
  • 최종수정:2025-04-27 20: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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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후보 2차 경선의 마지막 토론에서 4강 후보들은 서로를 향해 각개전투를 벌였다. 다만 '차별화'보다는 '난타전'이라는 인상이 주로 남는 토론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제강점기 국적 논란,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단일화 전력, 가족의 당원 게시판 댓글 작성 등 상대를 공격하는 진흙탕 싸움으로 채워져 정권 재창출을 위한 비전 제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2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전날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4자 토론에서 공방을 치열하게 주고받았다.

홍 전 시장은 김 전 장관에게 "(고용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 '일제시대 우리 국민의 국적은 일본이었다'고 했다. 강제로 한 약탈혼도 유효하다는 주장과 동일하다"며 역사관을 지적했다. 김 전 장관은 "일본이 우리를 강제로 일본 국적으로 했다는 뜻"이라며 "손기정 선수는 베를린올림픽에서 일장기를 달고 금메달을 땄는데 한국 국적이면 왜 일장기를 달고 나갔는가"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안 의원의 정치적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안 의원이 "국민들이 또다시 정치 경험이 부족한 검사 출신을 (대통령으로) 뽑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라고 묻자 한 전 대표는 "안 후보는 정치를 10여 년 길게 하는 동안 당적을 굉장히 많이 바꿨다"며 "박원순(전 서울시장)과 문재인(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박 전 시장은 내가 불출마 선언을 하는데 옆에 있었던 것이고, 지지 선언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한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댓글 작성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대선 경선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4강 토론이 '난타전'이 된 것에 대해 정치 전문가들은 후보들 간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데 따른 결과라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약만 가지고 경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다"면서 "국내든 해외든 (유권자들은) 대부분 슬로건을 보고 (후보를) 뽑지, 공약을 보고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공약에 대한 토론도 일부 있었지만, 주로 상대 후보 공약에 대한 비판으로 이뤄졌다. 김 전 장관은 한 전 대표의 '5대 메가폴리스' 공약에 대해 "집 한 채 짓는 데도 2년은 걸린다. 서울과 같은 메가폴리스를 어떻게 지방에 2년 만에 만들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없는 신도시를 새로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기존 도시를 메가폴리스로 육성해 수도권 집중 문제를 풀겠다는 말"이라고 반박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안 의원이 다른 세 후보에게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당했다.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가"라고 묻자 김 전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의 '줄탄핵'이 30번 있었고 특검법, 예산 전면 삭감 등 많은 원인이 있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최종 후보가 되면 검토해보겠다"고 짧게 답했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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