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통령 심기 살피며 당대표 둘 끌어내려”
“당이 만만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통보 없이 계엄”
“알았다면 당에서 용산 가서 막았을 것”
“지난 3년, 다수당이 정부 무력화 시킨 시간”

국민의힘 주요 당직자인 여의도연구원장이 계엄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특히 “권력에 줄 서는 정치가 계엄을 낳았다”면서 당의 잘못을 구체적으로 인정했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은 24일 당 정강·정책 방송 연설에서 “권력에 줄 서는 정치가 결국 계엄과 같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며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윤 원장은 “국민의힘은 지금 깊이 뉘우치고 있다”면서 “말씀드리기에 너무나 고통스럽지만, 그렇게 당이 만만했기 때문에 대통령도 계엄 계획을 당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았더라면 당내 많은 이가 용산으로 달려가 결사코 저지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정상적이었던 당정관계도 인정했다. 윤 원장은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심기를 살핀다며 당 대표를 둘이나 강제로 끌어내렸다”고 뼈저린 반성을 내놨다.
이어 “얼마 전 파면당하고 사저로 돌아간 대통령은 ‘이기고 돌아왔다’고 말했다”며 “무엇을 이겼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당에 남겨진 것은 깊은 좌절과 국민의 외면뿐”이라고 윤 대통령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계엄은 너무나 혐오스러우면서도 익숙한 우리 정치의 고름이 터진 결과”라며 “아무리 차분히 바라본다 해도 지난 3년은 다수당이 의석수로 정부를 무력화시킨 무정부 상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치가 그대로인데 정권만 바뀐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나”라고 말했다.
차기 대통령은 국가 정상화와 경제 안정을 이뤄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개헌을 해내는 ‘3년 대통령’이어야 한다느 점도 언급했다. 그는 “6월에 세워질 대한민국의 새 지도자는 징글징글한 정쟁을 뛰어넘어 국민 수준에 맞는 정치가 비로소 시작될 수 있도록, 그래서 한국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도록 새판을 까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가 정상화와 경제 안정”을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윤 원장은 “취임 첫날 당적을 버림으로써 1호 당원이 아닌 1호 국민임을 천명해야 한다”며 “‘국민 대통령’은 이 비정상적인 위기를 바로잡고 즉시 물러나는 ‘3년 대통령’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참한 정치를 끝내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국회의 권한과 책임을 재편하는 개헌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차기 대통령은 취임 즉시 거국내각을 구성해 경제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쏟되, 정쟁과 완전히 분리시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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