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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히터 조절하려다 기관총 투하”…공군, 또 한 번 믿기 힘든 실수

18일 평창 KT-1기 비정상 투하사고 조사결과
송풍구 조절하려다 바로 위 비상투하 버튼 ‘꾹’
포천 오폭 이어 한 달만에 또 사고…기강 논란

  • 김성훈
  • 기사입력:2025.04.21 13:31:13
  • 최종수정:2025-04-21 16: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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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평창 KT-1기 비정상 투하사고 조사결과
송풍구 조절하려다 바로 위 비상투하 버튼 ‘꾹’
포천 오폭 이어 한 달만에 또 사고…기강 논란
KA-1 공중통제공격기. [연합뉴스]
KA-1 공중통제공격기. [연합뉴스]

지난 18일 저녁 발생한 공군 KA-1 공중통제공격기의 비정상 투하 사고는 히터를 조작하려다가 비상투하 버튼을 잘못 누른 조종사의 실수 때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포천 민가 지역 오폭에 이어 공군기가 한 달여 만에 또다시 어이없는 사고를 내면서 해이한 군 기강을 둘러싼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21일 공군은 이번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비정상적인) 투하 원인은 후방석 조종사의 부주의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2025년 공군 사건사고 인터랙티브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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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전투기 오폭 사고

3월 6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에서 KF-16 전투기 2대가 MK-82 폭탄을 민가에 오폭하여 15명 부상 및 민가 파손.
원인: 조종사 좌표 입력 실수 및 검증 절차 미흡.
공군 대응: 공군참모총장 대국민 사과 발표.

KA-1 항공기 부품 낙하 사고

4월 18일

강원도 평창 상공에서 KA-1 항공기 부품 낙하, 민가 피해는 없음.
공군 대응: 사고조사위원회 구성 및 원인 조사 중.

앞서 지난 18일 오후 공군 원주기지 소속 KA-1은 강원도 평창군 상공에서 야간 모의사격 훈련 도중 기관총 2정과 탄약 500발, 빈 연료통 2개를 떨어뜨리는 사고를 냈다.

공군에 따르면 사고를 낸 KA-1 후방석 조종사는 바이저(헬멧에 장착된 고글) 위에 야간투시경을 쓰고 있었다. KA-1은 기본훈련기 KT-1을 경공격기로 개조한 항공기로 조종사 2명이 탑승한다.

사고 당시 후방석 조종사는 히터에서 나오는 바람이 바이저 사이로 들어와 시야를 방해하자 바람 세기를 조절하려고 계기판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나 송풍구 바로 위에 있는 비상투하 버튼을 실수로 눌러 탑재됐던 기관총과 탄약, 빈 연료탱크가 비정상 투하됐다. 비상투하는 항공기에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전한 착륙을 위해 연료탱크 등 외부 장착물들을 떨어뜨리는 절차다. 다행히 사고가 난 곳은 산악지대라 민간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공군은 사고 이후 수색을 거쳐 기관총과 탄약 500발 중 495발을 수거했다. 또 남은 탄약 5발과 연료탱크를 찾기 위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장동하 공군 서울공보팀장은 “(송풍구와 비상투하 버튼이) 모양과 크기가 유사한 형태고 위치도 비슷한 위치에 있다 보니 조종사가 임무에 집중하면서 부주의하게 비상투하 버튼을 작동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종사의) 오조작에 의한 비상투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런 부분들에 대한 예방 대책을 수립해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공군은 “이번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어 “사고로 중단되었던 비행훈련은 22일 오후부터 정상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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