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기가 생긴 감독, 혼신을 다 한 배우들이 뭉쳤다. 60대 여성 킬러 액션 누아르, ‘파과’다.
이혜영은 24일 오후 서울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파과’(감독 민규동)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늙은 여성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보여주려고 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남들이 전설이라고 말하는 힘을 느꼈다. 늙었다는 것은 말에 불과한. 조각은 그러한 통념을 깬 인물인 것 같다”며 “한 인간으로서 조각을 보여준다고 생각했지, 늙은 여자라는 생각은 안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액션을 시작하려고 하니 부상을 많이 입어 성철 씨가 고생했다”며 “연습할 땐 스턴트와 연습하니 대담하게 했지만 막상 저와 부딪히니 힘이 다르지 않나. 성철 씨는 아쉬웠을 거다. 저의 본 실력보다 훨씬 능력 있는 여성으로 나온 것은 맞는 것 같다”고 액션 후일담도 전했다.
김성철은 이에 “전혀 아쉽지 않다”면서 “마지막 결투 신을 일주일 정도 촬영했다. 해 뜰 때부터 질 때까지 계속 촬영했다. 둘이 붙는 액션은 처음이어서 맞춘 합도 중요했고, 영화 안에서는 다 보여지진 않았지만 많은 액션을 디자인했었고 더 찍었다. 그것들 중에 좋은 것을 선택해 주셔서 더 다이나믹하게 나왔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의 강렬한 대결을 그린 액션물. 배우 이혜영, 김성철, 연우진, 신시아 등이 출연한다.
이혜영은 “오늘은 어쩐지 베를린에서 돌아올 때의 기세등등함은 온데간데없고 불안하고 초조했다”며 “혼신의 힘을 다 해서 했으니 거창하게 더 할 이야기가 없다. 즐겁게 봐주셨다면 감사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이기도 했다.
이혜영의 과거 시절을 연기한 신시아는 “과거 시간대만 연기했기 때문에 현재 시점의 이야기는 현장에서 보지 못했다. (오늘) 전체적 흐름을 다 보게 되니 더 신기하다”며 “내가 커서 진짜 (이혜영처럼) 그렇게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극이 가진 힘이 느껴지고 메시지가 잘 녹아들고 전달된 거 같아 재밌었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민규동 감독은 “사실 모두가 만류할 것 같은 프로젝트였다”면서 “60대 여성 킬러가 등장하는 액션 누아르를 생각했을 때 처음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스스로 ‘나는 왜 주춤하고, 왜 불가능하다 생각하는지’라고 질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기가 생기더라. ‘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여길까? 무엇에 우리는 주눅이 들어 있을까’ 끝없이 자문했다“고 했다.
이어 “생각할수록 장르적 쾌감과 드라마가 얽혀 있는 독특한 드라마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야기에는 복수와 화해라는 외피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겪는 상실과 자신의 쓸모와 가치를 담아내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혜영은 “‘파과’의 매력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라며 “모두가 혼신의 힘을 다 했다. 많은 분들이 관심과 사랑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재차 애정을 보였다.
오는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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