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 대장항문외과가 대장암 로봇수술 3000례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돌파하며 독보적 입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대장암은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육류 위주의 식습관과 음주, 비만, 흡연 등의 환경적 영향이 대장암 발생률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국내 대장암 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는 누적 3만9000건의 수술을 시행했다. 그중 복강경 수술은 1만3000건, 로봇수술은 3000건으로, 최첨단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대장암 수술 성적은 세계적 수준이다. 이곳에서 직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병기별로 1기 96.6%, 2기 94.8%로 우수하다. 난도가 높은 3기 환자의 5년 생존율도 2015년 83.1%에서 2017년 91.3%로 8.2%포인트 향상됐다.
수술 후 30일 이내 중증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은 약 3%로 낮다. 이는 재발성 대장암, 타 장기 전이 대장암, 동시수술 사례 등 고난도 수술까지 포함한 결과다.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 대장항문외과는 2010년 로봇수술을 본격 도입한 이후 가파른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로봇의 적용 범위를 대장암 수술의 전 영역으로 확장하기도 했다.
로봇수술은 복부에 작은 구멍을 만들어 로봇팔을 삽입한 뒤 고해상도 카메라를 통해 병변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좁은 공간에서도 움직임이 자유로워 주변 장기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최근에는 단 하나의 구멍을 통해 대장암을 치료하는 단일공 수술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대장암이 간까지 전이된 ‘대장암 간전이’ 수술에도 로봇을 활용하며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전체 대장암의 약 45%를 차지하는 직장암은 골반 내 방광이나 생식기와 인접해 수술이 까다롭다.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는 15배까지 확대된 화면을 통해 직장암 병소를 정밀하게 식별하고, 관절이 있는 로봇팔을 이용해 직장암 부위를 정확하게 절제하고 있다.
특히 중하부 직장암이나 좁은 골반을 가진 환자의 경우 한정적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로봇 수술이 큰 도움이 된다.
박인자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대장암센터소장)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대장암 환자를 치료하며 축적해온 수술 경험과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대장암 로봇수술 3000례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로봇수술은 물론 고난도 중증 대장암 치료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질환이 그렇듯 대장암도 예방과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적당량 섭취하는 균형있는 식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비만 등 대장암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아 조기 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는 연간 7만명 이상의 대장암 환자가 찾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문 센터다. 정밀한 수술 기법과 환자 중심의 진료 체계를 바탕으로 대장암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대장항문외과·소화기내과·종양내과·방사선종양학과·영상의학과·간담도췌외과 등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다학제 통합진료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다학제 진료의 경우 누적 1만건 이상 시행됐다. 직장암클리닉·간전이 및 폐전이 클리닉·유전성 대장암 클리닉·젊은 대장암 클리닉 등 환자별 맞춤형 통합진료 체계도 갖추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고려해 직장암 수술 90%이상을 항문보존수술로 시행하고 있다. 직장암 환자들이 치료 후 가장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가 항문 보존 여부인 만큼, 항문괄약근을 최대한 보존해 수술 후 정상적인 배변이 가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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