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 시절부터 한국 정보기술(IT) 창업 생태계를 개척해온 창업가 표철민 AI3 대표는 AI가 불러온 전 세계적 환경 변화를 '상담사'로 예를 들어 이같이 설명했다. 그동안 나에게 맞는 상담사를 만나려면 많은 자원이 필요했지만, 챗GPT로 대표되는 AI를 통해 이 구조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표 대표는 "매우 전문적인 상담을 위해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을 들여야 하고, 내 주변에도 그 정도의 지식과 경험을 갖춘 상담사는 드물었다"며 "챗GPT는 최상위 인재 수준은 아니더라도 보통 주변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의 답을 줄 수 있다. 이는 인류 전체에 긍정적인 전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I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지만, 분명한 순기능이 훨씬 크다는 게 그의 확고한 시각이다.
표 대표는 중학교 2학년이던 1999년, 15세의 나이에 인터넷 도메인 등록 대행 사업인 '다드림커뮤니케이션'을 창업하며 국내 최연소 벤처기업가로 주목받았다. 이듬해에는 시민단체에 'tokdo.co.kr' 도메인을 무상 기증하면서 '독도 소년'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에 도전하며 수십 년간 IT 분야 창업가의 길을 걸어왔다.
현재는 업무용 AI 비서 서비스 'AI3'의 대표로, 대표 제품인 웍스AI를 통해 GPT-4, 클로드, 딥엘 등 다양한 생성형 AI 기술을 통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기업 고객을 위한 '웍스AI 엔터프라이즈'는 종량제 요금제를 도입해 비용 부담을 줄이고, 보안과 내부 통제 기능을 강화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LS그룹, 서울시교육청 등 다양한 기업 및 공공기관과 협업하며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시대를 이끈 혁신 기술들을 빠르게 수용해왔고 지금은 AI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표 대표는 AI의 발전이 결국 전 세계 모든 개인의 역량에 상향 평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 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AI를 통해 지적 역량을 확장시킬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AI를 통해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이러한 시대일수록 기존에 잘하던 것을 더욱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표 대표는 AI 업계에서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코딩을 예로 들며 "지금은 바이브 코딩 등 비개발자도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시대인 것은 맞지만, 진짜 개발자들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결국 원래의 전문가들이 AI로 더 잘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전공 분야를 AI로 전환하기보다는 기존 전문성에 AI를 덧붙이는 방식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AI 전략에 대해서는 세대별로 다른 전략으로 설명했다. 전문성이 있는 시니어에게는 이미 잘하고 있는 업무에 AI를 더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생존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대학생 등 아직 전문성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에 대해서는 지나친 의존을 경계했다. 표 대표는 "신입 세대는 학창 시절부터 AI를 접한 이른바 'AI 네이티브' 세대이기 때문에 정작 회사에 들어와 AI 없이 일하려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AI는 기본이고, 다른 능력을 함께 키워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선제 기자 / 사진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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