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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프랑스는 K웹툰 무덤?...카카오 철수 이어 NHN도 사업 중단 검토

1월부터 프랑스어 작품 업로드 중단 NHN “서비스 운영 지속 여부 검토 중” 프랑스, 일본 망가 침투율 높고 만화 친숙 웹툰 잠재력 가장 큰 유럽 국가로 꼽혔지만 시장 성장세 둔화되면서 국내 플랫폼 고전

  • 정호준
  • 기사입력:2025.06.08 05:52:49
  • 최종수정:2025.06.08 05: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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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프랑스어 작품 업로드 중단
NHN “서비스 운영 지속 여부 검토 중”
프랑스, 일본 망가 침투율 높고 만화 친숙
웹툰 잠재력 가장 큰 유럽 국가로 꼽혔지만
시장 성장세 둔화되면서 국내 플랫폼 고전
NHN의 북미·유럽 지역 대상 웹툰 플랫폼인 ‘포켓코믹스’ [출처 = NHN]
NHN의 북미·유럽 지역 대상 웹툰 플랫폼인 ‘포켓코믹스’ [출처 = NHN]

글로벌 웹툰 플랫폼을 운영하는 NHN이 프랑스에서 웹툰 서비스 중단을 검토한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만화 소비가 가장 많은 국가로 웹툰의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꼽혔지만, 시장의 더딘 성장세 속에서 한국 플랫폼들이 고전하며 하나둘 발을 빼는 분위기다.

지난해에는 카카오픽코마가 프랑스에 설립했던 유럽 현지 법인을 정리하며 현지 웹툰 사업을 접은 바 있다.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NHN이 프랑스에서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 ‘포켓코믹스’는 올해 초부터 신규 콘텐츠 업로드를 전면 중단했다. 아직 서비스 중지는 아니지만, NHN은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까지 포함해 운영 지속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파악된다.

NHN은 지난 2023년 독일 서비스를 중단하고, 지난해에는 동남아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일본과 북미, 프랑스 등의 주요 시장에 집중해왔다.

NHN은 유럽 국가 중 프랑스 시장은 끝까지 사수하며 서비스를 이어왔는데, 프랑스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유럽에서도 완전히 철수하게 될 것으로 될 전망이다.

NHN은 “포켓코믹스 프랑스 서비스의 전반적인 운영 시스템 점검과 운영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신규 콘텐츠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큰 만화 시장이자, 망가로 불리는 ‘원피스’와 같은 일본 만화들이 이미 침투해있는 주요 시장으로 꼽힌다. 프랑스 독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만화를 읽은 프랑스인의 비율은 48%에 달한다.

그렇다 보니 NHN을 포함해 네이버 등 국내 웹툰 플랫폼들은 시장 잠재력을 보고 프랑스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NHN은 지난 2022년 1월에 처음으로 프랑스에서 포켓코믹스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프랑스 2030 여성층을 집중 공략하며 프랑스 앱스토어 웹툰 앱 매출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다만 프랑스 사업 축소 수순을 밟게 된 것에는 프랑스 웹툰 시장 자체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또한 아직은 단행본과 같은 출판 만화가 프랑스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한국 웹툰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도 이에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웹툰 시장 자체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유럽 쪽이 좀 더 두드러지는 상황”이라며 “높은 투자 비용 대비 수익 회수가 불투명하다 보니 이러한 결정이 이루어지는 것 같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픽코마도 지난해 프랑스에서 철수
주요 플랫폼 중 네이버 웹툰만 선방 중
‘지금우리학교는’ 다음달 단행본 출시
네이버 웹툰이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던 대중 문화 축제 ‘어메이징 페스티벌’에서 운영했던 전시장 모습 [사진 = 네이버 웹툰]
네이버 웹툰이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던 대중 문화 축제 ‘어메이징 페스티벌’에서 운영했던 전시장 모습 [사진 = 네이버 웹툰]

카카오의 웹툰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인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먼저 프랑스에 설립했던 유럽 현지 법인을 철수하면서 프랑스 사업을 정리했다. 당시 카카오 또한 “시장 성장 폭이 더뎌졌다”라며 선택과 집중을 위해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가 유럽에서는 주요 시장이긴 하지만 아직 매출 규모가 한국이나 일본 대비 크지 않다보니, 계속 사업을 이어가기에는 사업성이 충분치 않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네이버의 ‘웹툰’은 787만달러(약 10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픽코마가 403만달러(약 55억원), 포켓코믹스가 139만달러(약 19억원) 수준이었다.

웹툰은 지난해 1055만달러(약 143억원)로 약 34% 매출이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긴 했지만 포켓코믹스는 지난해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매출을 거두는 데 그쳤다.

키다리스튜디오가 프랑스에서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 ‘델리툰’도 2023년 141만달러, 2024년 143만달러 인앱 결제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이 더딘 상황이다.

한편 NHN까지 프랑스 사업 축소를 추진하면서, 국내 주요 플랫폼으로는 네이버의 웹툰 정도만 프랑스에서 사업을 이어가게 됐다.

네이버 입장에서도 아직까지 프랑스 웹툰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지만,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꾸준히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 웹툰은 프랑스에서 매년 열리는 만화 관련 축제인 ‘어메이징 페스티벌’에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참가했으며, 올해는 자체 부스를 꾸리진 않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공동관 형태로 일부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넷플릭스 시리즈로 제작됐던 인기 IP인 ‘지금 우리 학교는’의 경우 다음 달 프랑스에서 단행본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출판물 중심의 프랑스 시장에 맞춘 전략으로 독자들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이어가는 것이다.

한 웹툰업계 관계자는 “프랑스는 만화와 함께 일본 IP나 애니메이션에 대한 수용도가 높다. 아직 한국 플랫폼의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궁극적으로는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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