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4년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102억달러(약 14조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화장품 수출이 최초로 100억달러를 돌파한 의미 있는 수치다.
이 같은 K뷰티 선전에는 가성비와 개성으로 무장한 '인디 브랜드'가 한몫했다. 이들 브랜드는 국내 화장품 대기업이 주춤한 사이 최신 트렌드에 대한 빠른 이해와 온라인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고가 화장품보다 젠지(Gen Z)를 겨냥한 중저가 브랜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평균 6달러 수준의 '엘프'라는 브랜드도 지난해 10대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1위에 오르며 급성장했다.
국내에도 경쟁력 있는 상품을 앞세워 단기간 내 급성장한 기업들이 있다. 아이패밀리에스씨가 전개하는 색조화장품 브랜드 롬앤은 매출 가운데 7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액 545억원, 영업이익 71억원, 순이익 60억원으로 역대 두 번째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스킨천사도 2024년 매출 2800억원, 영업이익 770억원을 돌파하며 5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미국 최대 유통 플랫폼 아마존에서 클렌징 부문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에이피알(APR)은 화장품과 홈 뷰티 디바이스를 내세우며 급성장하고 있다. 인디 브랜드로 시작한 에이피알은 매출액 1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국내외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해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2016년 메디큐브와 2021년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을 출범시키며 글로벌 인지도를 키웠다.
매출도 국내외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균형 있게 성장하고 있다. 화장품과 홈 뷰티 디바이스 시너지 효과가 크게 작용하며 지난해 각각 3000억원이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발표한 2025년 1분기 잠정 실적에서 에이피알은 매출 2660억원, 영업이익 546억원을 올렸다. 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로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9%, 97% 성장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화장품·뷰티 사업군이 전년 동기 대비 152% 상승한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이 71%에 달하며 명실상부 글로벌 K뷰티 대표 주자임을 증명했다.
에이피알은 소비자에게 확실한 제품력으로 보답하겠다는 계획이다. 효능이 검증된 성분의 화장품과 성능을 개선한 홈 뷰티 디바이스를 내놓고 장기적으로는 헬스케어 영역까지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회사 측은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PDRN) 개발에 적극적이다. PDRN은 연어, 송어 등의 정소에서 추출한 DNA 성분을 가공해 만든 성분으로 조직 재생과 항염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피부에서 콜라겐 합성 활성화와 피부 재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이와 함께 주름 개선과 색소 침착 완화, 피부 트러블 진정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지금 뷰티 업계가 PDRN을 함유한 화장품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이피알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디큐브 PDRN 라인을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메디큐브는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라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제품을 사용하기 전과 차별되는 확실한 긍정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백상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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