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험 플랫폼으로 해외 공략
![임성수 그렙 대표 [사진 = 그렙]](https://wimg.mk.co.kr/news/cms/202505/13/news-p.v1.20250504.6bddea8218b14b6fb331549f9d72c1bd_P1.jpg)
“‘모니토’를 통해 한국의 젊은이들이 집에서 해외 취업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임성수 그렙 대표는 “미국 등 해외에서 전문가로 일하기 위해 필요한 특정 자격시험들을 한국에서 보기 어렵다”며 그렙의 인공지능(AI) 기반 온라인 시험 플랫폼 ‘모니토’의 비전을 이같이 소개했다.
지난 2020년 출시된 모니토는 AI 기반의 첨단 부정행위 탐지 기술을 통해 공정한 온라인 시험 환경을 제공하며, 출제 관리, 자동 채점 등 시험 전후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이 구축된 플랫폼이다. 최대 2만 명까지 동시에 시험을 치를 수 있어 확장성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한은행, 국민은행, 한국공인회계사회 등 600개 이상의 국가 공인자격증 운영 기관과 국내외 기업 교육 기관에서 모니토를 활용하고 있으며,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및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와도 온라인 시험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또 최근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국가기술자격시험의 디지털 전환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모니토는 제도 전환 이후의 시험 운영 체계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검증된 사례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올해 그렙은 글로벌 시험 유치를 통한 모니토의 해외 진출 사업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모니토는 이미 아이텝(iTEP), 지텔프(G-TELP) 등 해외 취업에 도움이 되는 여러 공인 영어 시험의 운영 계약을 성사시켰으며, 연내 더 많은 시험과의 계약도 앞두고 있다.
임 대표는 단순히 그렙의 해외 진출에만 의미를 두지 않고, 한국의 인재들이 전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모니토를 성장시키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 온라인으로 시험이 전환된 비율이 제일 낮은 국가가 한국”이라며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온라인 시험의 활성화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한국 청년들의 미국 실리콘밸리 진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기도 하다.
임 대표가 이처럼 전 세계 시장을 향해 자신감을 갖게 된 배경에는 수년간 축적해 온 기술력이 있다. 그는 “출시 후 기상천외한 부정행위를 접하며 이를 잡아내기 위한 기술을 계속 만들어간 것이 모니토 발전의 원동력이었다”며 “그 결과 현재는 99% 가까이 탐지가 가능하도록 기술을 고도화했다”고 설명했다. 실시간 PC 화면, 얼굴, 손, 물체를 판독해 부정행위를 감지할 뿐만 아니라 타임머신, 소리 정보, 영상 정보 등 복합적인 상황까지도 AI가 감지할 수 있다.
한편 모니토의 해외 진출 시도는 그렙의 전략적 방향 전환과도 맞물려 있다. 사실 임 대표와 카카오 출신의 이확영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016년 공동 설립한 그렙은 개발자 채용 역량 평가 플랫폼 ‘프로그래머스’를 통해 사업을 시작했다. 프로그래머스는 개발자 평가, 교육 및 채용 서비스로 고속 성장해, 현재 해당 분야의 1인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플랫폼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여러 주요 기업의 채용 평가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임 대표는 “이제 개발 역량은 특정 직군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필요한 기본 역량이 돼가고 있다”며 “프로그래머스만으로는 성장에 한계를 느껴 앞으로는 모니토를 핵심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모니토는 그릇이고, 프로그래머스는 그 안에 담기는 콘텐츠”라며 “모니토가 성장 가능성은 프로그래머스보다 훨씬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렙은 지난달 모니토의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위벤처스로부터 4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를 포함해 누적 투자금액은 약 132억 원에 달한다. 올해 추가적인 투자 유치도 예정돼 있으며, 내년에는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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