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글로벌 메신저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본격 도입하며 변신에 나서고 있다. 검색, 이미지 생성, 음성 대화 등 고도화된 기능들이 속속 접목되면서 AI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
와츠앱과 페이스북 메신저를 보유한 메타는 자사 AI 모델 ‘라마3’를 기반으로 챗봇형 AI 비서 ‘메타 AI’를 개발해 와츠앱과 페이스북 메신저에 통합했다. 이미지 생성과 분석, 텍스트 번역, 사진 편집 등 기능을 제공하며 텍스트 입력뿐만 아니라 음성으로도 AI에 질문하고 명령할 수 있다.
메타 AI는 다른 사람과의 채팅 내에서도 작동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개인 또는 그룹 채팅에서 메타 AI를 태그(@Meta AI)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주말에 소풍을 갈 만한 곳을 추천해줘’와 같은 질문을 하면 메타 AI가 검색해 장소를 추천해준다. 유명 관광지부터 행사 일정, 숙소, 항공편까지 모두 검색할 수 있다.
MZ세대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스냅챗은 오픈AI의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기반으로 한 ‘마이 AI’ 챗봇을 도입해 사용자들에게 개인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이 AI는 친구처럼 대화를 이어가거나 농담을 건네는 등 캐주얼한 상호작용에 특화돼 있다. 올해 들어서는 이모티콘 등 이미지를 활용한 채팅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감안해 채팅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 텍스트를 기반으로 AI가 스티커를 만들어주는 기능을 추가했다.
13억명에 달하는 월간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중국 대표 메신저 위챗은 자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와의 협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메신저에 딥시크의 생성형 AI 모델 딥시크-R1을 접목해 테스트하고 있으며, 현재 일부 이용자는 위챗 내 ‘AI 검색’ 탭을 통해 딥시크 기반 응답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 향후 이 기술은 검색뿐만 아니라 스마트 고객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일본 메신저 시장에서 70%를 장악하고 있는 라인은 오픈AI 기술을 활용한 ‘라인 AI 어시스턴트’를 서비스하고 있다. 사용자는 대화방에서 AI에 메시지를 보내 정보를 검색하거나 업무, 과제 아이디어를 요청할 수 있으며, 이미지나 파일의 번역·요약도 가능하다.
라인은 지난해 8월 이미지 편집 기능을 추가했고, 이달 들어서는 대화 응답 초안을 제안해주는 토크 서제스트 기능이 포함된 ‘라인 AI’를 출시하는 등 꾸준히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라인 AI의 토크 서제스트 기능은 이전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응답을 제안할 뿐만 아니라 관련 이모티콘을 추천해주고, 말투도 원하는 대로 바꿔준다.
국내 대표 메신저 카카오톡의 변화도 주목된다.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카카오는 오픈AI 기술을 기반으로 카카오톡에 생성형 AI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기능 형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경쟁 메신저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단체 채팅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AI’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와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등 메타의 메신저를 제외하고 위챗, 라인, 스냅챗 등 주요 메신저의 AI 기능은 단체 채팅 내 구동이 제한적이다. 카카오톡이 기존 단체 채팅 안에 AI 에이전트를 접목시키고 이를 통해 AI가 사용자의 대화를 파악해 예약 등을 진행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올해 새로 선보일 ‘AI 메이트’가 기존 서비스와 얼마나 자연스럽게 접목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현재 AI 쇼핑 메이트는 톡채널에서 베타 버전으로 공개된 상태로, 향후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적용돼 정식 출시되면 어떤 형태로 구현될지 주목된다. AI 로컬 메이트 또한 카카오맵 등과 연계를 통해 사용자에게 얼마나 직관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가 성공의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미 성숙된 기존 서비스에 AI를 적극 접목시키는 것이 카카오가 추구하는 AI 대중화의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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