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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10년’ 신약개발·임상기간 확 줄인다…헬스케어 혁신까지 노리는 이 기업

엔비디아 “생체정보 딥러닝 인체 디지털 트윈 만든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AI 의료 생태계 구상’ 발표 아이큐비아·메이오병원 협력 신약개발·임상기간 대폭 단축

  • 양연호
  • 기사입력:2025.01.14 23:32:11
  • 최종수정:2025.01.14 23: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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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생체정보 딥러닝
인체 디지털 트윈 만든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AI 의료 생태계 구상’ 발표
아이큐비아·메이오병원 협력
신약개발·임상기간 대폭 단축
사진설명

“인공지능(AI), 가속 컴퓨팅, 생물학적 데이터의 결합이 의료를 가장 큰 기술 산업으로 바꾸고 있다.”

AI 반도체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가 헬스케어 분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임상연구, 유전체 분석, 디지털 병리학 등 다방면에 걸쳐 헬스케어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의료 산업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킴벌리 파월 엔비디아 헬스케어 부문 부사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 프랜시스 호텔에서 열린 제43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10조달러에 달하는 헬스케어 산업은 운영 비용의 30% 이상이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는 데 투입되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종류의 AI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엔비디아는 최근 들어 의료 분야에서 입지를 넓혀 왔다. 영국의 데이터 분석 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는 2027년까지 의료 분야 AI 플랫폼의 글로벌 매출이 18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엔비디아의 기술 발전이 시장 성장을 이끄는 주요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엔비디아는 우선 AI를 활용한 임상시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파월 부사장은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드는 워크플로와 약물·의료 기기 개발 과정에 AI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크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임상시험 실행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여러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와 제휴를 체결한 임상 연구 서비스 회사 아이큐비아(IQVIA)는 기업이 맞춤형 생성 AI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서비스인 엔비디아의 AI 파운드리를 사용해 임상 연구 워크플로에서 새로운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 이 회사는 연구·임상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는 에이전트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인간 유전체에 대한 분석 장벽도 낮춘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는 생명공학 기업 일루미나와 협력한다. 일루미나는 멀티오믹스 분석 및 워크플로를 위해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기술과 AI 플랫폼을 사용할 예정이다.

일루미나의 유전체 데이터 분석 전문성과 엔비디아의 강력한 AI 플랫폼이 결합하면 제약사와 바이오테크 기업이 자체 멀티오믹스 데이터를 활용해 혁신적인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생명을 구하는 치료법 개발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파월 부사장은 “일루미나와의 파트너십은 차세대 유전체학을 활용해 신약 개발과 인류의 건강을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는 지역별 인구 특성을 반영해 유전체 데이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엔비디아가 공개한 데이터 구축 지역을 보면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만 포함됐다. 엔비디아는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와 앙상블 지놈 브라우저 등에 있는 오픈소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는데, 한국은 이곳에 참여하고 있지 않아 한국인 데이터는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병리학 분야에서는 전 세계 최고 병원으로 꼽히는 미국 메이오 클리닉과 협업을 고도화한다. 조직학 슬라이드 분석 속도를 높이고 정확도를 개선해 질병 진단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메이오 클리닉은 로봇 스캐닝을 사용해 2000만장의 슬라이드 이미지와 1000만개의 환자 관련 기록으로 구성된 데이터 세트를 생성한 플랫폼을 구축한 상태다. 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블랙웰 칩과 이미징 오픈소스 의료 AI 플랫폼 모나이(MONAI)를 활용할 예정이다.

파월 부사장은 “우리의 최종 목표는 의료 영상, 병리학, 건강 기록, 웨어러블을 포함한 역동적인 디지털 표현인 인간 디지털 트윈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번 협업은 신약 개발과 진단 의학 분야의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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