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은숙이 30년 만에 다시 만난 첫사랑과의 옥중 결혼, 그리고 그 결혼의 끝에 남은 배신감을 고백했다.
5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MBC 14기 공채 탤런트 출신 배우 정은숙의 근황이 공개됐다. 한때 ‘조선왕조 500년’, ‘수사반장’ 등에서 활약했던 그는 현재 연예계를 떠난 채 조용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의 인생을 뒤흔든 인물은 바로 배우 나한일. 신인 시절 영화에서 인연을 맺고 4년간 교제했던 첫사랑이었다. 하지만 결국 헤어졌고, 이후 각자의 삶을 살던 두 사람은 30여 년 만에 다시 마주하게 된다. 놀랍게도 재회 장소는 구치소였다.

정은숙은 “첫사랑의 친구로부터 ‘그 사람이 날 너무 보고 싶어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면회를 하러 갔고, 날 찾게 된 이유가 과거 내게 지은 죄 때문이라고 하더라.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혼자였고, 그 사람도 혼자였다. 잘살아보자는 마음으로 다시 만났다”고 덧붙였다. 결국 두 사람은 나한일이 복역 중이던 2016년, 구치소에서 옥중 결혼식을 올렸다. 이 결혼은 당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결혼 생활은 단 4년. 정은숙은 “3년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며 “그 사람은 맨날 뭐 한다고 나가는데, 뭐 하러 다니는지도 몰랐다. 겉으로는 내색 안 했지만, 많이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받아들일 땐 서로 의지하고 살려고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악연이었다. 처음도 마지막도 그랬다”고 말했다. “배신감이 컸다. 나름 믿었던 사람이니까. 평생 보상해주겠다던 말도 다 공허하게 느껴졌다”고 담담히 덧붙였다.
그의 절친인 배우 김혜정은 “다시는 혼신을 다해 퍼주는 사랑은 하지 마라. 다시는 못 일어날 수도 있다”고 충고했고, 정은숙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이제는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한편 정은숙은 결혼 당시 촬영한 웨딩 사진을 아직도 보관 중이다. 그는 “헤어졌어도 예쁜 사진은 버리기 아깝더라. 상대는 잘라냈고, 나만 남겼다”고 말하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삶은 한 편의 드라마였고, 사랑은 마치 반복된 에피소드 같았다. 정은숙은 말했다. “어릴 때 만난 사람이니까 믿었죠. 그런데 결국, 악연이었다고 생각해요.”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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