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하고 한중 양국이 여러 방면에서 교류를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했다. 시 주석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인 양국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자고 화답했다. 이로써 이 대통령은 미국 일본 중국 등 한반도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3개국 정상과 취임 후 첫 전화 외교를 마무리했다.
외교에서 순서는 큰 의미를 갖는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장 먼저 통화하고 시 주석보다 하루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통화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 같은 순서를 택했던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일본에 앞서 중국 정상과 먼저 통화했다. 선거로 정권이 교체됐고 야당 시절 이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의 대중 외교 소홀을 여러 차례 비판했다는 점에서 '중국 우선'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다. 이번에 이 대통령이 한·미·일 협력을 최중심에 놓는 기존 외교 문법을 존중한 것은 미국과 일본에 던지는 메시지가 작지 않을 것이다.
이시바 총리와 통화하면서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 대통령은 소속 진영을 떠나 일본을 상대할 때만은 열성적 민족주의 대변자가 되곤 했다. 국민을 결집하는 효과는 있었으나 한일 관계 진전에는 한계로 작용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관행을 깬 첫 대통령이었지만 일본에 대한 개인 호감을 너무 드러낸다는 인상을 줬다. 이 대통령은 극단을 피해 비교적 실용적인 통화를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이다. 미국 우파 진영에는 이 대통령을 좌파 민족주의자로 보는 시각이 있고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점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칫 우크라이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백악관에서 '외교 봉변'을 당한 외국 정상들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선입견을 깨야 한다. 합리적이고 유연한 실용주의자라는 평판을 차곡차곡 쌓아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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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에서 순서는 큰 의미를 갖는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장 먼저 통화하고 시 주석보다 하루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통화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 같은 순서를 택했던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일본에 앞서 중국 정상과 먼저 통화했다. 선거로 정권이 교체됐고 야당 시절 이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의 대중 외교 소홀을 여러 차례 비판했다는 점에서 '중국 우선'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다. 이번에 이 대통령이 한·미·일 협력을 최중심에 놓는 기존 외교 문법을 존중한 것은 미국과 일본에 던지는 메시지가 작지 않을 것이다.
이시바 총리와 통화하면서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 대통령은 소속 진영을 떠나 일본을 상대할 때만은 열성적 민족주의 대변자가 되곤 했다. 국민을 결집하는 효과는 있었으나 한일 관계 진전에는 한계로 작용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관행을 깬 첫 대통령이었지만 일본에 대한 개인 호감을 너무 드러낸다는 인상을 줬다. 이 대통령은 극단을 피해 비교적 실용적인 통화를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이다. 미국 우파 진영에는 이 대통령을 좌파 민족주의자로 보는 시각이 있고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점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칫 우크라이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백악관에서 '외교 봉변'을 당한 외국 정상들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선입견을 깨야 한다. 합리적이고 유연한 실용주의자라는 평판을 차곡차곡 쌓아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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