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계 “생산단가 오를 듯”
정부는 물가 인상 자제 압박
![사진은 지난달 30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달걀. [사진 = 연합뉴스]](https://wimg.mk.co.kr/news/cms/202506/09/rcv.YNA.20250530.PYH2025053010330001300_P1.jpg)
산란계 고령화와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생산 저하 여파로 달걀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달걀 한 판(30개)에 기본 7000원대에서 비싸면 1만원 돈에 달할 정도로 ‘금값’이 됐다.
‘에그플레이션’(달걀+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달걀을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 제과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9일 축산물 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8일) 특란 한 판의 평균 소매가격은 703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평년 대비 4.2% 상승한 수준이다. 달걀 한 판 가격이 7000원대를 넘어선 건 지난 2021년 7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일부 마트에서는 달걀 한 판에 9000원에서 1만원에 판매하기도 한다.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는 산란계 고령화와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전염성 기관지염(IB), 가금티푸스 등 질병 등이 있다.
![지난 4월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한국국제베이커리페어’에서 참관객이 제과제빵 기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https://wimg.mk.co.kr/news/cms/202506/09/rcv.YNA.20250402.PYH2025040212810001300_P1.jpg)
이에 따라 달걀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제과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원재료 단가 상승이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업계 특성상,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달걀은 케이크, 쿠키, 제빵류는 물론, 마요네즈와 각종 소스, 냉동식품 등 다양한 가공식품의 핵심 재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특히 레시피상 대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업계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레 달걀값이 오르면서 생산 단가도 함께 뛸 것으로 보인다”면서 “달걀값이 잡히지 않으면 기업으로서도 가격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문제는 한동안 달걀값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이 발표한 ‘6월 축산관측’에 따르면 이달 돼지고기·소고기·달걀 가격이 모두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산란계 개체 수가 여전히 예년 수준에 못 미치고, 회복도 더딘 만큼 8월까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2차 태스크포스(TF)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https://wimg.mk.co.kr/news/cms/202506/09/rcv.YNA.20250609.PYH2025060905050001300_P1.jpg)
그러나 원재룟값이 오른다고 무턱대고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새 정부에서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가격 인상 자제 압박에 나설 것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2차 비상경제점검TF(태스크포스) 회의를 열고 “물가 문제가 우리 국민들한테 너무 큰 고통을 주기 때문에 현황과 혹여 가능한 대책이 뭐가 있을지 챙겨서 다음 회의 이전에라도 보고를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물가가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고 그러더라”라며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냐”고 실무자에게 묻기도 했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지난 탄핵정국부터 가격 인상이 줄곧 이어졌고, 새 정부는 물가 잡기에 나서면서 업체들은 눈치 보기에 바쁜 상황”이라며 “그런데 달걀값까지 올라 더욱 난처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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