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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헛꿈 꿨나봐요”…다시 줄어든 청약통장 가입자, 그 이유 물어보니

  • 조성신
  • 기사입력:2025.05.26 14:50:45
  • 최종수정:2025.05.26 14: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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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사진 = 연합뉴스]
청약통장 [사진 = 연합뉴스]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한 달 만에 약 2만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 기대감이 줄어든 탓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주택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641만8838명이다. 이는 주택청약종합저축과 청약저축 등을 모두 합산한 수치로, 전년 동기(2696만2972명)와 전월보다 각각 54만4134명, 1만9247명 감소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022년 6월 2859만9279명까지 증가했다가 올해 2월 2643만3650명까지 2000명 넘게 줄어들었다. 지난 3월(2643만8085명)으로 2년 9개월 만에 소폭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했다.

청약통장 종류별로 보면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 가입자수는 2513만8942명으로 전월보다 1만1133명 줄었고, 같은 기간 청약저축 가입자수(32만669명)와 청약부금(13만4718명), 청약예금(82만4509명) 모두 감소했다.

청약통장 가입자수의 반등 후 재이탈 원인으로는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치솟는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가 지목된다. 여기에 당첨 가점 하한선(커트라인) 동반 상승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서울 민간 분양 아파트 당첨 최저 가점은 63점(부동산R114 자료)으로, 이는 민간 업체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양가족 수, 무주택 기간, 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합산하는 청약가점은 84점 만점이다. 63점은 4인 가족이 청약통장 가입 기간 만점(17점)을 받고 12년 이상 무주택 기간을 인정받아야 얻을 수 있는 점수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첨 문턱이 높아진 만큼, 청약을 통한 주택 포기한 실수요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한다.

지역별 양극화도 ‘청약통장 무용론’에 힘을 싣고 있다. 큰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서울 강남권, 경기 일부 신도시 등은 ‘로또 단지’로 불리며 청약 경쟁률이 최대 수만 대 1까지 치솟는 반면, 지방이나 비인기 지역은 청약 미달 지역이 속출해 청약 통장이 없어도 쉽게 분양 받을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작년 11월부터 청약통장 소득공제 한도를 연 24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늘리고 금리 상향, 세액공제 확대, 미성년자 납입 인정기간 확대 등 혜택을 강화한 대책 시행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청년·신혼부부가 청약에 당첨되면 3억~4억원까지 연 최저 2%대 금리로 대출해주는 ‘청년주택드림대출’ 상품도 내놓았다.

다만 서울과 대도시 신축 아파트의 경우 해당 대출을 적용할 수 있는 아파트가 극히 일부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청약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는 공급 부족에 따른 높은 경쟁률로 지방에서는 미분양으로 청약 통장 가입자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청약통장 보유의 실제 효과보다 대출금리 우대 혜택 등으로 보유하는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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