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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馬 될 은마, 국평 분양가 27억 ‘역대 최고’

대치동 재건축 대장주, 이번엔?

  • 정다운
  • 기사입력:2025.04.29 21:00:00
  • 최종수정:2025-04-29 13: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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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재건축 대장주, 이번엔?

1979년 준공해 46년 차를 맞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청사진이 새로 나왔다. 최고 49층, 총 5962가구 규모 정비계획 변경안이 공개되면서 압구정, 개포, 잠실 등 다른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에도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제출한 정비계획 변경안을 오는 5월 21일까지 공람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비계획 변경안에는 은마아파트 기존 14층 4424가구를 지하 4층~지상 최고 49층 5962가구로 재건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중 공공 임대는 891가구, 공공 분양은 122가구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현재 14층 28개동 4424가구로 이뤄져 있다. 1996년부터 재건축을 논의해왔고 2003년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승인을 받아 조합설립 추진, 2010년 안전진단 통과, 2017년 49층 정비계획안까지 마련했지만 서울시의 ‘35층 룰’에 가로막히며 심의도 받지 못한 채 공회전이 계속돼왔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최고 49층, 총 5962가구 규모로 재건축될 전망이다. (윤관식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최고 49층, 총 5962가구 규모로 재건축될 전망이다. (윤관식 기자)

용적률 300% → 320% 상향

49층·5962가구로 재건축 계획

그러다 정부 규제 완화로 2022년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2022년 10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고 이듬해 2월 서울시가 은마아파트 일대 4만3552㎡를 정비구역으로 지정하면서 20년 넘게 답보 상태였던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물꼬를 텄다. 2023년 9월에는 정식으로 조합설립인가까지 받았다.

당시 조합은 용적률 300%를 적용해 최고 35층 33개동 5778가구로 재건축하는 내용의 정비계획안을 만들었는데, 조합은 이후 ‘역세권 뉴:홈’ 제도를 활용해 용적률을 최대 360%까지 높일 계획을 다시 수립해왔다. 역세권 뉴:홈 제도는 정비구역 절반 이상이 지하철역 반경 250m 이내에 위치할 경우 용적률을 기존 상한의 1.2배까지 완화해주는 방식이다.

이에 은마아파트는 용적률 360%를 적용받아 최고 49층, 6575가구로 재건축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아파트 동 간 간격을 넓히라는 신속통합기획 1차 자문 의견을 반영해 용적률을 320%로 낮춰서 정비계획을 변경(최고 49층 5962가구)하기로 했다.

변경안에는 단지 내에 빗물 저장시설인 저류조를 설치하는 내용을 비롯해 아파트 단지를 통과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위치에 주거동이 아닌 공원도 배치해 쾌적성을 높이는 내용이 담겼다.

역세권 지역을 준주거 지역으로 종상향하면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 신속통합기획으로 기부채납 시설이 추가된 점, 당초 계획(6575가구)보다 단지 규모가 적어진 점은 아쉽지만 이번 변경안은 단지 개방성과 도시 인프라의 효율을 고려한 ‘실속형’ 변경안으로 평가된다. 조합은 변경안을 토대로 연내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아내고 이어 시공사 선정 절차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재건축 밑그림이 가시화되면서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재건축 시장 기대감이 부쩍 커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3월 21일 35억5000만원(5층)에 팔리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올 1월 9일 같은 면적이 30억4000만원(4층)에 실거래된 바 있는데, 같은 달 정기총회에서 용적률을 높이고 최고 층수를 상향하는 안건이 통과된 이후 꾸준히 시세가 올랐다. 지난 4월 5일에는 전용 76㎡가 31억원(10층)에 손바뀜됐다. 올 1월 첫 거래가 27억6000만원(8층)에 이뤄졌던 점을 고려하면 3개월 만에 시세가 3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대치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올 2월 서울시가 잠실·삼성·대치·청담 일대 아파트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적용을 해제했는데, 당시 재건축을 추진 중이던 은마아파트는 해제 명단에서 제외된 바 있다”며 “이때 해제 단지 몸값이 부쩍 높아지면서 은마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최근 37억원 선에 매물 호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전용 84㎡ → 84㎡ 분담금 1억원

추정 일분가 3.3㎡당 8000만원

가구 수 증가분이 기존 계획에 못 미치고 공공 기여 시설도 줄어들지 않았는데도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원 분담금은 오히려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정비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용 84㎡ 소유주가 재건축 시 동일 면적인 전용 84㎡를 선택하면 1억350만원의 추가분담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소유주가 전용 59㎡를 선택하면 6억2400만원, 74㎡를 선택하면 2억1300만원가량을 환급받는다. 기존 정비계획안에서는 전용 84㎡ 소유주가 전용 59㎡ 선택 시 4억5000만원 환급금, 전용 84㎡ 선택 시 1억2000만원 분담금이 생겼다. 추정비례율 94.22%(기존에는 100.47%)를 적용한 권리가액 기준으로 추산한 결과다.

아직 ‘추산’ 단계지만 기존 계획보다 추가분담금이 소폭 줄어든 것은 신축할 아파트의 주택형 구성을 기존 5가지에서 8가지로 세분화하고 선호도 높은 전용 60~85㎡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다. 소형 면적인 전용 59㎡는 대폭 줄이고, 부분 공공임대로 공급한다. 또 은마아파트 조합은 3.3㎡당 7700만원으로 추정했던 일반분양가를 8000만원으로 인상했다.

전용 84㎡(옛 34평)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27억2000만원 수준이다. 전체 가구 수 증가분이 적은 대신 분양가를 높여 일반분양 수익을 늘리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물론 아직 사업 극초기 단계인 만큼 재건축 분담금이 확정된 금액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층수를 35층에서 49층으로 올리는 과정에서 3.3㎡당 공사비나 조합원 분담금 등이 향후 변동될 여지가 있다. 재건축 추진 속도에 따라 늘거나 줄어드는 사업비, 금융비 등도 조합원 분담금에 영향을 미친다.

은마아파트 일반분양가가 조합 추정치대로 3.3㎡당 8000만원에 확정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조합 추정치가 “비싸다”는 쪽에서는 역대 최대 분양가를 기록했던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3.3㎡당 7563만원)’보다 높다는 점을 들어 흥행이 저조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반면 은마아파트에 강남 8학군이 밀집돼 있고 대치동 학원가와도 가깝다는 점, 3호선 대치역과 학여울역을 동시에 이용 가능하고 강남 업무지구와 가깝다는 점을 들어 추정 분양가가 오히려 저렴하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2015년 입주한 인근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가 KB부동산 시세 기준 평균 41억원(3.3㎡당 약 1억2000만원)”이라며 “아직 시작 단계지만 재건축을 마치기만 하면 강남권에서도 학군·교통·입지·주변 환경을 모두 충족시키는 몇 안 되는 아파트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7호 (2025.04.30~2025.05.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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