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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리더십 코칭] 리더 없이도 잘 돌아가는 유효한 조직의 3가지 특징

  • 경제경영연구소3
  • 기사입력:2025.04.23 17:36:20
  • 최종수정:2025.04.23 17: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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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 리더로서 나의 리더십은 언제 진가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내가 자리를 비웠을 때, 그리고 조직이 위기에 처했을 때 드러난다. 내가 한 달간 부재하거나 완전히 조직을 떠난 이후에도 조직이 원활하게 돌아가는가? 조직이 위기에 처했을 때 구성원이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가? 그렇다면, 그 조직은 건강한 업무 방식, 사람, 문화를 갖춘, 리더의 영향력이 검증된 조직이다.

리더로 일하면서 많은 순간 주인공처럼 주목받는다. 변화의 최전선에 서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리더의 판단이 판을 바꾼다. 하지만 리더가 주인공일 수는 있어도, 주인공이어서는 안 된다. 리더 없이도 잘 돌아가는 유효한 조직이 위해서는 세 가지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첫째, 업무 방식을 정립해야 한다.

아마존(Amazon)은 ‘워킹 백워드(Working Backwards)’ 방식으로 일한다. 고객이 원하는 ‘가치’와 ‘결과’를 먼저 정의한 후, 그것을 이루기 위해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거꾸로 계획한다. 이 과정에서 보도자료와 FAQ를 먼저 만든 뒤 내부 검증을 거친다. 이후에는 내러티브 문서를 바탕으로 깊이 있는 토론을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 이처럼 리더와 구성원이 합의한 업무 방식이 정립되면, 리더가 없어도 업무 방식에 의해 구성원이 일관되게 움직일 수 있다.

둘째, 사람을 남겨야 한다.

평상시 후계자를 육성해놓지 않으면, 조직은 리더가 떠난 순간부터 흔들리기 시작한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과 스타일이 정반대였던 팀 쿡을 애플의 후계자로 세웠다. 그리고 충분한 시간 동안 의사결정 권한을 나누고 실무 경험을 쌓게 하며 실행력을 갖춘 리더로 단련시켰다. 잡스는 제품만 남긴 것이 아니라, 제품 가치를 중심에 둔 리더십 문화를 남겼고, 이를 실행할 리더까지 함께 준비한 것이다. 후계자 육성은 단시간에 이뤄지지 않으므로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한다. 가장 안타까운 리더는 자신의 자리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 노하우를 전수하지 않는 리더다. 그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 오직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리더, 최악의 리더로 기억될 것이다.

셋째, 조직문화를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

말로만 그치는 ‘가치’가 아니라, 구성원들이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는가’가 그 조직의 문화를 말해준다. 넷플릭스는 ‘자율과 책임’이라는 핵심가치를 중심으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출퇴근 시간도, 휴가도 구성원의 자율에 맡기되, 그만큼 높은 책임과 성과가 요구되며, 구성원은 그러한 조직문화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조직의 가치가 제도와 실행에 녹아 든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그 문화가 오래 존속될 수 있다.

내가 일하는 비즈니스임팩트 역시 ‘자율과 책임’이라는 핵심가치 중심으로 조직문화를 구축했다. 창업 초기부터 모든 구성원이 재택근무로 일하고 있으며, 집, 카페, 도서관 등 어디서 일하든 상관없다. CEO는 구성원에게 어디서, 뭘 하냐고, 묻지조차 않으며, 일일 보고를 받지도 않는다. ‘자율과 책임’ 하에 구성원 모두가 능동적에서 일하고 있으며, 매년 30% 이상 성장을 하고 있다.

앞서 말한 세 가지를 갖추려면, 리더는 ‘혼자 바쁨’을 경계해야 한다. 늘 실행의 최전선에 있는 리더라면, 그것은 전략도, 시스템도, 인재도 부재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리더는 ‘빨강펜 과외 선생님’이 아니라, 거시적으로 조직 전체를 조망하면서 세 가지(업무 방식, 사람, 조직문화)를 챙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또 하나, 자기 오만(hubris)을 경계해야 한다. 리더십이 장기간 검증될수록 ‘내가 없으면 안 된다’, ‘내 방식이 정답이다’라는 착각이 커진다. 모든 판단이 자신에게 집중되고, 비판은 무시된다. 결국 조직은 리더의 개인기에 의존하게 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자. 내가 조직을 떠나거나 회사를 옮긴 이후에도 나는 유효한가? 많은 리더가 조직을 떠나면서 자신의 정체성까지 내려놓는다. 일의 성과로 자신을 증명하기에 급급했던 리더들, 직책이 곧 자신이었던 이들은 인생의 전환기를 맞아 공허함과 무기력에 빠져든다. 내가 이 일을 왜 시작했는지, 어떤 가치를 중심에 두고 살아왔는지, 무엇을 위해 노력해왔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조직을 떠난 이후에도, 내가 나로서 유효할 수 있다.

필자는 기업의 CEO, 임원, 팀장들을 만나 리더십에 대한 코칭을 한다. 그중 한 리더는 퇴직 후, 자신이 체득한 실무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배 리더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더 이상 결정권자는 아니지만, 조력자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조직 밖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리더는 새로운 산업으로 이직했지만, 이전 조직에서 쌓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방식’, ‘조직 체계 수립 경험’, ‘가치 중심의 경영’을 바탕으로 전혀 다른 환경에서도 신뢰를 얻고 성과를 내고 있다. 자신만의 ‘리더십 작동 원리’가 어디서든 유효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리더십은 내가 자리를 떠난 이후에야 진짜 얼굴을 드러낸다. 내가 이끌었던 조직도 지속되어야 하고, 나의 리더십 방식이 다른 환경에서도 유효해야 한다.

이제 두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내가 조직을 떠난 후에도 조직은 유효한가?”

“내가 조직을 떠난 후에도 나는 유효한가?”

이 질문 앞에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당신은 조직 안에서도, 밖에서도 충분히 유효한 리더다.

비즈니스임팩트 강윤정 교수

경영자∙리더 코치, 리더십 역량 진단 전문가

비즈니스임팩트 강윤정 교수 경영자∙리더 코치, 리더십 역량 진단 전문가
비즈니스임팩트 강윤정 교수 경영자∙리더 코치, 리더십 역량 진단 전문가

경영자∙리더 코치, 리더십 역량 진단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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