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8만달러 횡보에도
규제완화 정책은 수혜 전망
꾸준히 모으는 투자를 추천
달러패권 지키려는 트럼프
스테이블코인 육성에 전력
암호화폐 성장은 계속될것

“트럼프의 가상자산 공약의 핵심은 2가지로 비트코인과 달러 스테이블코인입니다. 이 둘은 트럼프 정부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구호를 구현하는 데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주식만큼이나 가상화폐 시장도 출렁거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맞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던 비트코인은 고점 대비 약 20% 하락한 8만달러대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가상화폐가 트럼프 2.0 시대에 가장 각광을 볼 재테크 자산이 될 것이라는 믿음도 가격의 등락만큼이나 휘청대는 중이다.
2025 서울머니쇼에 나선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단지 트럼프 대통령의 친화적 성향 때문이 아니라 거시적 경제 정책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장기 수혜를 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중 특히 정책적 수혜가 예상되는 알트코인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도 현장에서 짚을 예정이다.
머니쇼 첫날인 5월 8일 강연에 나서는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수석매니저는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달러 또는 다른 법정통화로 가치가 고정돼 있는 스테이블코인은 가상화폐 거래 용도로 주로 사용되지만 차세대 지급 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인 ‘지니어스(GENIUS)’를 제정해 육성할 계획이며 트럼프 일가 자체적으로도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 수석매니저는 “연준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대신 민간의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부양할 경우 연준의 권한 확대를 막고 달러 패권을 강화할 수 있다”며 “디지털 달러 패권 강화와 동시에 중국에 쏠린 미국 국채 수요를 대체한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스테이블코인 산업의 폭발적 성장은 결국 가상화폐 산업의 육성으로 이어진다고 이 수석매니저는 강변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의 현 사용 목적 1순위는 가상화폐 구매 및 관련 서비스 이용”이라며 “스테이블코인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비트코인을 위시한 가상화폐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가의 금융회사들도 비트코인을 활용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출시해 미래 먹거리를 챙기길 원하기 때문에 가상화폐 산업의 성장은 필연적”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인 비트코인의 전략적 자산 비축도 여전히 효력이 살아 있는 호재다. 비축을 위한 행정명령이 발효됐지만 실제 비축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을 비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예산이 마련되고 실제로 매수가 이뤄지면 당연히 비트코인에는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백훈종 스매시파이 최고경영자는 “행정명령 이후 미국 연방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비축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며 “여러 주정부와 해외 국가들까지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흐름에 동참하고 있어 단기적인 가격보다 훨씬 중요한 장기적 수요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기술적 지표와 온체인 데이터들은 지금이 과매도 구간으로 매수에 좋은 진입 시점임을 시사한다”며 “저점에 사서 고점에 파는 전략보다 꾸준히 비트코인을 모은 투자자들이 진정한 수익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규 ETF, RWA 사업 수혜 알트코인 주목해야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에서도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수혜에 집중할 것을 권한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 시절 단속과 소송 중심의 규제가 철폐되고 업계 친화적인 규제 방안이 모색되는 점을 감안할 때 새로운 알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DNTV 리서치 소속 박별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친가상화폐 기조로 알트코인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태에서 가상화폐 전문 금융사인 그레이스케일이 신탁상품을 내놓은 알트코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도 그레이스케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던 만큼 알트코인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도지(DOGE), 체인링크(LINK), 파일코인(FIL), 라이트코인(LTC) 등이 대표적이다.
박 연구원은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업비트, 바이낸스와 같은 중앙화된 가상화폐 거래소의 영향력은 여전히 높다”며 “ETF 관련 가상화폐들을 주목하되 거래소 내 거래량의 움직임을 보면서 적절한 매수 타이밍을 노리는 것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전통 금융권과 블록체인과의 기술적 융합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엄상현 디스프레드 그로스 리드는 “실물자산 토큰화(RWA)는 현재 약 180억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99% 성장했다”며 “블랙록, 피델리티 등 주요 금융기관과 협력하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과의 결합을 추진하는 온도 파이낸스(ONDO), 에테나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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