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팬텀' 주인공으로 출연 중인 배우 카이가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으로 순수함을 꼽았다. 흉측한 얼굴 탓에 가면을 쓴 채 파리의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팬텀이 크리스틴의 노랫소리를 듣고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12일 기자들과 만난 카이는 "최근 토니상 6관왕을 석권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도 그 성공 비결로 이야기에 담긴 휴머니즘·순수성이 꼽히더라. 요즘 자극적이고 짧은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순수함을 신선해하며 순수함이 각광받는 시대가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팬텀'은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1910)을 원작으로 한다. 카이는 "소설 '오페라의 유령' 자체가 뮤지컬화하기 좋은 요소가 많다. 파리의 오페라하우스라는 현실을 바탕으로 지하세계에 사는 팬텀이라는 상상 속 인물이 잘 버무려져 있다. 그 지점을 연출가 로버트 조핸슨이 극대화해서 잘 표현해줬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뮤지컬은 물론, 오페라와 발레가 결합돼 다채롭다. 특히 서울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카이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는 "팬텀처럼 나도 오랫동안 오페라 가수를 꿈꿔왔고, 오페라 가수에게 꿈의 무대인 파리의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특별하다. 성악적 발성을 아낌없이 녹여내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는 2015년 이 작품의 초연부터 함께했다. 그는 "난 10년 동안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데 시간이 참 빠르다. 감회가 남다르다"며 "작품도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다. 다만 좀 더 압축적으로 공연 시간을 15분 정도 줄였다. 일부 넘버나 대사가 삭제됐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