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버랜드 장미축제가 올해 40주년을 맞아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었다. 축제 이름도 '로즈가든 로열 하이티', 로로티로 바꿨다. 로즈가든에서 한 달간 티 파티를 연다는 콘셉트다. 지난달 16일 개막한 에버랜드 로로티 장미축제는 오는 15일까지 연다. 개막 뒤 불과 10여 일 사이에 약 25만명이 다녀갔을 만큼 인기다.
장미축제만 열리면 북적북적 = 에버랜드 관계자에 따르면 장미축제만 시작하면 정장 입은 이들이 들이닥친다고 한다. 이 사람들의 정체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다. 이들은 매년 꽃 축제를 하는 지역의 공무원들로 모범 사례 격인 에버랜드 장미축제를 샅샅이 훑는다. 그도 그럴 것이 에버랜드 장미축제는 1985년 개막한 우리나라 최초의 꽃 축제다. 지난 40년간 이어져온 이 장미축제에 약 6000만명이 다녀갔다.
장미축제에 사막여우가 주인공? = 올해 열린 에버랜드 로로티의 주인공은 사막여우 캐릭터인 '도나 D 로지'다. 이 캐릭터는 '척박한 사막에 사는 사막여우가 장미라는 꽃을 봤을 때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도나 D 로지는 로즈가든으로 들어갈 수 있는 하나뿐인 열쇠를 목에 걸고 있다. 이 캐릭터는 이른 아침부터 장미를 가꾸는 정원사이자 소중한 장미가 있는 로즈가든을 지키는 수호자다. 한마디로 장미 집착, 광(?) 사막여우다. 에버랜드 고유 지식재산권(IP)인 마스코트 레니&프렌즈에 등장하는 여우 캐릭터 '도나'의 부캐이기도 하다.
'에버랜드 로로티' 뭐가 바뀌었나 = 에버랜드 장미원은 크게 4개 구역으로 나뉜다. '미로원'에서는 레몬과 설탕 등 향기가 서로 다른 7가지 종류의 장미를 만나볼 수 있다. 아름다운 장미 품종을 모아놓은 '비너스원'은 세계대회에서 수상한 품종 등 아름다움을 인정받은 장미를 심은 곳이다.
에버랜드 자체 개발 장미인 에버로즈 중 아름다운 품종만을 선별해 전시한 '빅토리아원'도 빼놓을 수 없다. 활짝 핀 장미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미의 방', 커다란 열기구를 배경으로 증강현실(AR)을 체험할 수 있는 'AR체험 방', 사방에 거울을 둬 특별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미러룸' 등도 있다. '큐피드원'에는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분홍빛과 붉은빛 장미를 모아놨다. 해가 지면 장미원 시작점부터 로로티캐슬까지 이어진 길의 불을 밝히는 특별 공연도 볼 수 있다.
20년 만에 열리는 '캐슬'의 정체 = 기존 장미축제가 '관람'에 초점을 뒀다면 올해는 다르다. 먼저 20년간 일반에 공개하지 않던 장미성 내부 공간을 새롭게 단장해 문을 연다. 성 내부 공간은 상품 78종을 파는 가게로 재탄생한다. 장미성은 다리아 송 작가의 그림을 입혀 웅장한 '로로티 캐슬'로 변했다. 축제 기간 하트·로로티·롱 츄러스 등 3종 한정 메뉴를 판매한다. 쿠치나마리오 식당에서는 장미를 주제로 한 애프터눈 티 세트를 맛볼 수 있다.
애들만 가는 테마파크? =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꽃이 우리의 즐길 거리이고 이것이 곧 우리의 문화'라는 정신을 강조했다. 에버랜드의 진심이 통했는지 최근 놀이기구를 즐기지 않는 50·60대 연령대가 에버랜드를 찾고 있다.
그간 에버랜드의 주 고객은 놀이기구를 즐기는 10~40대 방문객이었는데, 올해는 로로티 덕분에 꽃 관람 문화가 발달한 중년 사이에서도 에버랜드를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용인 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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