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전시계획 발표
‘행동’ ‘행성’ 의제로 운영
서서울미술관은 3월 준공
4월엔 이건희컬렉션 전시
서울시립미술관(SeMA)이 오는 5월 국내 최초의 사진 전문 공공 미술관인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을 개관한다. 3월 말 준공 예정인 미디어아트 특화 서서울미술관까지 올해 하반기 문을 열면,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울 전역에 8개 미술관을 둔 ‘네트워크형 미술관’ 체제를 완성하게 된다. 이들 미술관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해 통합 운영함으로써 규모와 다양성 면에서 글로벌 수준의 미술관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20일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울 중구 서소문본관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년 주요 전시와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25년 운영 방향을 ‘동시대 미술 지식과 경험의 중심, 서울시립미술관’으로 설정하고, 운영 목표를 △SeMA 국제협력 및 교류 확장 △네트워크형 미술관 체제의 완성 △의제 시스템 강화를 통한 기획력 고도화 △미술관 환경 개선과 접근성 향상 △지속가능한 정책의 기틀 마련으로 구체화했다.
올해 5월 29일 정식으로 개관하는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개관전으로 정해창, 임석제, 이형록, 조현두, 박영숙 등 한국의 사진 거장 5인을 조명하는 특별전 ‘광채 光彩: 시작의 순간들’을 연다. 사진미술관 건립을 주제로 동시대 작가 6명의 커미션 작품을 전시하는 ‘스토리지 스토리’도 함께 개최된다. 서울 도봉구 창동역 일대 서울광역푸드뱅크 부지에 설립되는 서울사진미술관은 연면적 7048㎡(약 2132평)에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다.
김성은 서울시립미술관 운영부장은 “사진이 갖는 동시대적 의미가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고, 서울시립미술관은 이에 발 맞춰 지난 10년 간 총 2만여 점의 사진 작품을 수집, 연구해왔다”며 “사진미술관은 단순히 사진사를 기록하는 아카이브를 넘어 예술적 매체로서의 사진의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 문을 여는 서서울미술관은 개관전으로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미디어아트 작품을 중심으로 한 기획전을 준비 중이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올해 하반기 개관하는 서서울미술관은 서남권 최초의 공립미술관으로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올해 기관 의제를 ‘행동’, 전시 의제를 ‘행성’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전시와 입체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관 의제 ‘행동’에는 미술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전시 의제 ‘행성’에는 기후위기의 근본 원인인 인간중심주의를 탈피한 행성적 사유를 다각적으로 조명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서소문본관은 지난 50여 년간 시간의 개념, 인간과 자연의 관계, 생명의 순환을 깊이 탐구해 온 최재은 작가의 회고전 ‘최재은 개인전’(12월)과 ‘행동’을 실행하는 데서 쉽게 드러나지 않는 움직임을 가시화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조명하는 프로젝트 ‘말하는 머리들’(5월),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가나아트컬렉션과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을 광복, 6·25전쟁, 분단, 화합을 키워드로 살펴보는 ‘서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3월)를 개최한다.
북서울미술관은 봄 시즌 특집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는 회화라는 전통 매체에 주목하는 전시 ‘회화반격’을 개최한다. ‘회화반격’은 이건희컬렉션의 작가 10인의 여정을 통해 평면 회화 고유의 가치를 조명하는 ‘그림이라는 별세계 - 이건희컬렉션과 함께’(4월)로 포문을 연다. 이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을 포함한 지역 미술관들이 소장하고 있는 이건희컬렉션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미술아카이브에서는 기록을 담고 만드는 실천이 지니는 사회적 가치를 조망하는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와 기후변화 시대 미술관의 사회적 역할을 환기하는 ‘중력을 거스르기’를 연다.
또 올해부터는 연 1회 개최해온 동시대 주요 작가 개인전을 ‘한국미술 대표 작가 개인전’으로, 남서울미술관에서 열리는 조각 전시를 ‘한국 대표 조각가 개인전’으로 정식 연례화해 운영하기로 했다. 올해는 ‘강명희 개인전’(3월)과 ‘전국광 개인전’(6월)이 예정돼 있다.
국제 협력과 교류도 한층 더 확대된다. 8월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를 시작으로, 브라질의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에르네스토 네토의 신작 커미션을 선보이는 ‘네토’(9월)를 연다. 이어 그간의 ‘SeMA 국제협력 및 교류 확장’의 결과물을 서울시립미술관과 아부다비음악예술재단(ADMAF), 싱가포르미술관 등 해외 국제교류 파트너 기관에서 선보이는 순회전을 개최한다. 또 2023년 아시아·태평양, 지난해 중동과 중앙아시아 권역에서 협력 기관을 발굴하고 교류를 추진했던 데서 더 나아가 올해는 동유럽과 북유럽 권역으로 국제교류 네트워크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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