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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스트] 신청년 시대에 필요한 것은

젊은층 같은 노인 아닌 노인
이제는 신청년으로 부를 만
사회교류·자기관리 등 적극
노년기 새 인생 살수있도록
교육·지원 시스템 구축해야

  • 기사입력:2025.05.12 17:30:56
  • 최종수정:2025.05.12 17: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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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우리나라가 2030년부터 세계에서 남녀 공통으로 가장 기대수명이 긴 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65년의 한국인 기대수명은 남자가 88.4세, 여자는 91.6세에 달한다고도 했다. 전통적 장수 국가인 일본을 제치고 1위가 된다고 하니 대단한 일이다.

이런 트렌드에 노인이 아닌 노인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 뉴시니어나 신중년으로 불리는 젊은이 못지않은 노인들이 그들이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는 주민등록 나이에 0.7을 곱해야 적정 나이라고 한다. 주민등록 나이가 65세면 적정 나이는 45.5세라는 것이다. 이 정도면 액티브 시니어라는 호칭조차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필자는 이들을 '신청년'이라고 부른다. 원래 청년이라 하면 건강하고 의욕적인 20·30대를 보통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의 50~70대도 건강하고, 의욕적이며, 미래를 꿈꾸며 청년과 같은 창창한 삶을 산다. 오히려 청년보다도 낫다. 이들은 시간 부자이며, 경륜 부자고, 자유 부자다. 청년기에 가장 가지고 싶었던 이 세 가지를 신청년은 무한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청년들은 노년기를 인생의 황혼기로 인식하지 않고 새로운 인생의 시작으로 본다. 그래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배우고,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하며, 새롭고 다양한 취미와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청년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에 관심이 있을까? 컨슈머인사이트에 의하면 '사회교류 활동'에 대해 다른 연령층(22~24%)보다 신청년(34%)이 확연히 높은 관심을 보인다. 아울러 '문화예술 관람'이나 '직접 하기'에도 젊은 층(각각 26~28%, 9~12%)과 비슷한 정도의 관심을 가진 것(각각 23%, 11%)으로 나타난다. 또한 '자기계발·자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젊은 연령대(42~43%)와 비슷한 정도(42%)의 높은 수준으로 드러났다는 점도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그 외에도 '관광'(63%), '운동·스포츠 직접 하기'(51%)에 대한 관심도 타 연령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도 특히, 신청년들이 사회교류 활동을 젊은 세대보다 훨씬 더 관심 있어 한다는 점에서 신청년의 특성이 매우 잘 드러난다. 신청년들은 노년기를 사람들과의 교류를 정리하는 시기라고 보는 재래식 관점을 깨뜨린다. 아울러 자기계발과 자기관리에 젊은 세대만큼 높은 관심을 가진다는 점도 상당히 흥미롭다. 이렇게 보면 신청년은 좋은 친구들과 함께 자아실현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새로운 유형의 사람이다.

실제로 주변을 살펴보면 신청년들이 관심을 가지는 많은 활동들을 관찰할 수 있다. 파크골프의 경우 대한파크골프협회의 유료 회원 수만 2021년 6만여 명에서 2024년 18만명을 돌파하며 신청년 사이에서 가장 핫한 스포츠가 되고 있다. 각종 기관과 단체에서는 연극·음악·모델·예술 등 다양한 여가 활동들을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교육과 사회교류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스타트업들이 새롭게 도전을 시작하고 있다.

취업을 하고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 학교에서 배우며 준비했던 것처럼 30~40년간의 시니어 인생을 영위하기 위해서도 교육이 필요하다. 그런데 신청년들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s)를 해소해주는 곳은 거의 없다. 그래서 신청년들은 말한다. "배우고 싶어도 배울 곳이 없다"고.

우리는 신청년들의 향후 30~40년 인생을 위해 이들이 제대로 배워 준비할 수 있는 곳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민간의 용기 있는 도전을 치하하며 이를 촉진하는 정부의 혜안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

[이두희 고려대 명예교수·베테랑 소사이어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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