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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화웨이와 격차 보여주겠다”…세계정상 모인 무대서 삼성이 꺼낼 무기

삼성전자 ‘두 번 접는 폰’ 경주 APEC서 첫 공개 6.5인치 화면, 펼치면 10인치 스마트폰·태블릿 경계 허물어 APEC서 中 압도 기술력 과시 “삼성이 내놓으면 다르다” 각인 프리미엄 겨냥해 ‘300만원대’

  • 박소라,이덕주
  • 기사입력:2025.09.30 18:25:30
  • 최종수정:2025.09.30 18: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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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두 번 접는 폰’ 경주 APEC서 첫 공개

6.5인치 화면, 펼치면 10인치
스마트폰·태블릿 경계 허물어

APEC서 中 압도 기술력 과시
“삼성이 내놓으면 다르다” 각인
프리미엄 겨냥해 ‘300만원대’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CES 2022에서 공개했던 ‘트라이폴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제품 ‘플렉스(Flex) G’.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CES 2022에서 공개했던 ‘트라이폴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제품 ‘플렉스(Flex) G’.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가 오랜 준비 끝에 공개하는 새로운 폼팩터(제품 외형)의 트라이폴드폰(두 번 접는 폰)의 첫 공개 장소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택한 건 그만큼 자신감과 상징성을 동시에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단순한 제품 공개가 아니라 전 세계 정치·경제 지도자가 모인 자리에서 삼성의 혁신을 직접 증명하겠다는 선언적 성격으로도 읽힌다.

트라이폴드폰은 책처럼 두 번 접히는 새로운 폼팩터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경계를 허무는 기기다. 외부 화면은 기존 갤럭시 폴드 시리즈와 비슷한 약 6.5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되고 화면을 모두 펼치면 태블릿에 준하는 약 10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8월 이 모델 출시를 위해 KC 인증을 받았다. 초기 생산량은 수만 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며 출시 국가도 구매력이 높은 일부 시장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 대규모 판매보다는 전략적 상징과 브랜드 위상 제고에 방점이 찍힌 행보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연내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화웨이가 삼성보다 먼저 세계 최초로 두 번 접는 폰을 출시했지만 삼성은 완성도·양산 능력·글로벌 시장 진출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국 이번 공개는 “삼성이 내놓으면 다르다”는 메시지를 국제무대에서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개 시점 역시 전략적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에 빠진 가운데 트라이폴드폰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삼성전자의 승부수로 평가받는다. 펼치면 태블릿에 버금가는 대화면, 접으면 휴대성이 유지되는 구조는 멀티태스킹과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확장에 적합해 새로운 소비자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300만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출고가 탓에 대중보다는 ‘얼리어댑터’와 프리미엄 소비자를 겨냥한 초고가 제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두 번 접는 디스플레이’ 시제품
삼성디스플레이의 ‘두 번 접는 디스플레이’ 시제품

APEC 공개가 갖는 또 다른 의미는 한국 IT 경쟁력의 상징성이다. 디스플레이, 힌지(경첩), 울트라신글라스(UTG), 배터리 등 트라이폴드를 떠받치는 핵심 기술은 모두 삼성전자와 국내 협력사가 축적해온 결과물이다. 세계 정상이 모인 외교 무대에서 이를 선보이는 전략적 판단은 삼성의 기술력뿐 아니라 한국 산업의 위상을 함께 드러내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아울러 트라이폴드폰 공개는 최근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부(MX) 사업의 부활을 가속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과 AI폰이라는 두 가지 무기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7월 출시한 갤럭시 Z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은 1주일간 이뤄진 국내 사전 판매에서 104만대를 기록해 폴더블폰 사전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유럽에서도 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 Z 폴드7은 출시 4주 만에 서유럽에서 25만대 이상 팔렸다. 역대 삼성의 폴더블폰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전작 갤럭시 Z 폴드6의 2배 이상, 기존 최고 판매 기록인 갤럭시 Z 폴드4 대비 약 70% 많은 수치다.

AI폰 경쟁에서도 삼성은 앞서가고 있다. 경쟁사 애플이 자체 AI인 시리의 개발 속도가 느린 상황에서 삼성은 구글 제미나이를 도입해 우수한 이미지 편집 기능과 개인 AI 비서 서비스를 모든 갤럭시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폴더블폰의 진화를 주도하는 동시에 AI폰 전환에서도 한발 앞서가며 글로벌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이번 행보를 통해 ‘혁신의 주도권은 여전히 삼성에 있다’는 자신감을 국제 무대에 보여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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