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판매 부진 지속”
아이오닉5 글로벌 판매 18% 줄어
생산물량 미국 이전도 원인 지목
HMGMA, 1분기 아이오닉5 1만대
국내 수출 물량 이미 뛰어넘어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간판모델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공장 1공장 2라인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판매 부진이 이유로, 해당 라인이 휴업에 들어서는 것은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다. 기아 전기차 EV6 역시 올해 1분기 수출 물량이 70%가량 줄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1공장장 차정환 상무 명의로 울산공장 12라인 5월 휴업 실시 협조 요청 공문을 노조 1공장 사업부위원회에 전달했다.
공문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27일에서 30일까지 해당 라인 생산을 멈추고 휴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12라인은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코나 EV를 생산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당 휴업 건은 노사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전했다. 현대차 1공장 노조 사업부위원회는 20일 오전부터 휴업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차 상무는 휴업 이유에 대해 “5월 초부터 (요구되는)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판매 부진 상황이 호전되지 못하고 있다”고 적었다. 특히 “회사는 특히 5월 내수 진작 및 고객 부담 완화를 위해 아이오닉5를 최대 600만원 할인하는 프로모션 등을 실시했으나 추가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해당라인은 올해 들어 생산 컨베이어 벨트 일부를 비워서 운영하는 ‘공피치’ 운영을 이어왔다.
현대차가 해당 라인 휴업에 돌입하는 것은 올해로 세 번째다. 올해 첫 번째 휴업은 2월 24일에서 28일까지 진행됐다. 당시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전기차 캐즘 현상으로 NE(아이오닉5)의 생산 및 판매 실적이 줄어들고 있고 트럼프 2기 정부의 반전기차 정책 기조 등에 따라 전기차 수요 둔화 장기화가 예상된다”고 적었다. 4월 24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진 두 번째 휴업 당시에는 “트럼프 정부 관세 정책 등으로 유럽, 캐나다, 미국 등 전기차 물량 변동성이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업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아이오닉5 글로벌 판매량 감소가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오닉5는 지난달 글로벌 도매 판매량이 9611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8% 줄어든 수치다. 올해 1분기 국내 판매량은 2585대로 전년 동기(2065대) 대비해서는 늘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대비 올해 국내 전기차 보조금 책정이 빨라진 덕으로, 2023년 판매량(3688대) 선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이 본격 시작되면서 국내 공장 생산 물량이 미국 공장으로 옮겨간 게 원인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현대차 I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본격 생산을 시작한 HMGMA는 올해 1분기 1만1033대의 아이오닉5를 생산했다. 1분기 판매량을 모두 감당하고 남는 수준이다. HMGMA의 가동률은 이미 57% 수준까지 올라왔다.
미국 시장에서 아이오닉5 판매는 늘어났다. 미국 조사 업체인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아이오닉5의 올해 1분기 미국 판매량은 861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2%가 증가했다. 미국 시장 전체 전기차 판매량도 이번 1분기 29만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4% 늘면서 전기차 캐즘(수요둔화) 현상을 서서히 극복하는 모양새다.
한편 기아의 전기차 간판모델인 EV6 역시 국내 수출 물량 감소를 똑같이 겪고 있다. 기아 IR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처음ㅇ 출시한 EV6의 1분기 수출 물량은 2022년 1만6341대에서 지난해 2만1848대까지 늘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이 물량이 5528대로 줄었다.
기아의 경우 미국 시장 판매량 감소의 여파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EV6 미국 판매량은 3738대로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했다. 기아는 EV6를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도 생산하고 있는데, 생산 물량은 1분기 2032대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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