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 회장은 15일 한국경영학회 기업가 부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신춘호 선대회장을 기억하며 "평생 정직한 '농부의 마음'으로 기업을 경영하신 선친의 철학을 존경한다"며 "회장님은 식품산업이라는 한 우물에 매진한 60년 동안 '음식은 생명'이라는 한결같은 생각을 지켜왔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선친께선 평소 상품개발 능력이 기업 경쟁력이라고 강조하셨다"며 "스스로 라면쟁이, 스낵쟁이가 돼야 한다는 말씀을 늘 하시곤 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어 "60주년이 된 농심은 정직과 성실, 타협 없는 품질 철학을 상징하는 농부의 마음을 밑거름으로 삼아 글로벌 농심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 회장은 오랜 기간 차근차근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20대 초반인 1979년 농심에 입사한 후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 뒤 국제 부문 대표이사 사장으로 농심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주도했다. 2000년부터는 농심 부회장에 올라 부친을 보좌했다.
신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농심의 대표 상품인 신라면은 현재 해외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여세를 몰아 농심은 지난해 '신라면 툼바'를 선보이기도 했다. 신라면에 우유와 치즈, 새우, 베이컨 등을 넣어 만드는 인기 '모디슈머'(자신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재창조하는 것) 조리법을 적용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신라면 툼바는 지난해 9월 나오자마자 모디슈머 조리법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다. 네 달 만에 25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신 회장은 "앞으로도 농심은 농부의 마음을 잊지 않고 업의 본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농심은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연간 5억개 라면을 생산하는 녹산수출전용공장을 2026년 하반기 완공할 계획이다.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농심의 연간 수출용 라면 생산량은 기존 부산 공장과 합쳐 연간 10억개로 현재보다 2배 늘어난다.
해외 판매 전략도 본격 가동된다. 지난 3월 판매법인을 설립한 유럽 시장은 물론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에도 진출한다.
신 회장은 창립 60주년을 맞는 올해 경영 지침을 '글로벌 체인지&챌린지(Global Change & Challenge)'로 정했다. 국내외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는 인식 전환을 통해 미래 60년 기틀 마련을 당부한 것이다.
2030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두 배로 늘리고, 해외 비중을 61%까지 확대한다는 '비전 2030'도 수립했다.
신 회장은 글로벌 전략 역시 선친의 철학을 이어받은 결과라고 소개했다. 그는 "부친께서는 신라면과 새우깡 등 농심의 장수 히트 제품을 만들어낸 창조적 개발자였고, 깊은 통찰력으로 미래를 준비하며 농심의 성장과 세계 속의 K푸드를 발전시켜 오셨다"며 "특히 한국의 맛이 세계적인 맛이 되리라는 신념으로 우리 고유의 맛 그대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신념 있는 경영자"라고 소개했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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