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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어스온, 베트남서 원유 개발 영토 확장한다

붕따우 건설현장 가보니
공정률 75% 구조물 곧 입수
제2광구 내년 10월 상업 생산
하루 최대 2만배럴 생산 예정

  • 한재범
  • 기사입력:2025.05.13 17:45:58
  • 최종수정:2025.05.13 17: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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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어스온이 베트남 쿨롱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4개 광구 지도.
SK어스온이 베트남 쿨롱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4개 광구 지도.
지난 12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에서 자동차로 2시간 이상 내달려 방문한 해안도시 붕따우. 이곳에 위치한 SK어스온의 베트남 합작사 'PTSC'의 원유 플랫폼 건설 현장은 32도에 달하는 무더위에도 해상 플랫폼 건조 작업이 한창이었다. SK어스온 제2의 상업생산용 광구인 '15-1/05 광구' 생산이 본격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드넓은 군용 비행장을 방불케 하는 붕따우 건설 현장엔 길이가 60m에 달하는 원유 생산 플랫폼 하부 구조물 '재킷(jacket)'이 가로 90도로 누워 있었다. 마치 거대한 코끼리가 일어서기 전 잠시 바닥에 누어 있는 모습이었다. 공정률 75%에 달하는 구조물 재킷은 올해 10월 운반용 선박에 실려 붕따우 앞바다 한가운데 똑바로 선 채 '입수'하게 된다. 이후 100m에 달하는 파이프를 재킷 지지대에 4개씩 박아 해저에 고정한다. 원유 생산기지를 지탱하는 튼튼한 뿌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후 1년간 시생산 작업을 거친 후 내년 10월께 상부 구조물인 톱사이드(광구에서 뽑아낸 원유를 물·가스·원유로 분류한 후 외부로 송출하는 설비)까지 결합시키면 본격적으로 상업생산이 개시된다.

안형진 SK어스온 호찌민지사 프로젝트매니저(PM)는 "총 150명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으로 톱사이드까지 설치되면 본격 상업생산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해당 광구는 SK어스온이 베트남 쿨롱분지에서 상업생산하는 두 번째 광구로, 하루 최대 2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예정이다.

SK어스온은 베트남을 페루에 이은 제2의 원유 생산지로 낙점하고 원유 개발에 매서운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붕따우 앞바다에 위치한 쿨롱분지 내 4개 광구에서 탐사·개발·생산을 하고 있다. 매년 꾸준히 내는 '잭팟' 이익만 수천억 원에 달한다.

김형기 SK어스온 호찌민지사 PM은 "베트남 앞바다엔 쿨롱분지 외에도 약 100개에 달하는 후보 광구지가 있다"면서 "엑손모빌 등을 포함한 경쟁사 20~30곳 중 베트남에서 최근 2년간 성과를 낸 건 SK어스온·머피 컨소시엄뿐"이라고 말했다.

탐사·개발 광구가 모두 쿨롱분지 내에 위치한 만큼 '클러스팅 전략'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한 광구에 적용했던 노하우를 인접 광구에도 적용해 성과를 얻는 방식이다. 베트남 내 총 2개 생산광구를 확보한 SK어스온은 16-01 광구를 다음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곳은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SK어스온이 운영권을 가지고 있는 광구다.

SK어스온은 베트남을 넘어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정원 SK어스온 호찌민 지사장은 "2035년까지 중국·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권에서 하루 4만4000배럴 수준의 생산량에 도달하는 게 목표"라며 "이는 SK어스온의 제1 거점인 페루 내 생산량과 맞먹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붕따우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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