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막말 논란에 무산…“文정권은 기생충 정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홍준표 책사’로 알려진 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를 끌어안으려 했으나 무산됐다. 이 교수는 12일 이 후보 캠프에 합류한다고 밝혔으나, 이 교수의 과거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합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이병태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 캠프 합류를 알렸다. 이 교수는 “의외로 이재명 캠프가 문재인 정부와는 다른 통합과 정통 경제 원칙에 입각한 경제 운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설득을 계속해왔다”며 “제가 주장했던 규제 개혁과 성장 복원에 기여할 공간이 있다는 말씀을 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13일 이 교수 측은 합류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는 민주당이 당 안팎에서 과거 이 전 교수의 발언을 재조명하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영입에 대해 한 발 물러선 태도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교수는 2019년 당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비판하며 “치매인가? 정신분열증인가?”라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정부를 “기생충 정권”이라고 표현했다. 2019년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보복 조치와 관련해서는 “친일이 정상, 반일이 비정상”이라고 주장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는 “불행한 교통사고”라며 “세월호 추모가 더 이상 추모가 아니라 타락한 정치권력 놀음인 이유이고 이 사회의 천박함의 상징인 이유”라고도 말했다.
13일 조승래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 교수 영입과 관련해 “현재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조 수석대변인은 “경험과 경력이 많은 분”이라며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했다. 특히 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나름의 철학을 가졌다. 규제 관련 전문성이 있어서 캠프 안팎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었던 것은 맞는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의 이재명 캠프 합류 불발 소식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가치 없는 잘못된 선택으로 평생의 명예를 허물지 마시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번 대선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지키는 체제수호 전쟁”이라며 “이념 대립의 성격도 크지만 본질적으로는 기득권 카르텔과 이에 맞서 싸우는 자유민주시민 간의 치열한 전쟁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병태 교수는 자유시장경제의 가치를 설파해 온 보수우파 경제학자였다”라며 “그런데 이재명 후보 캠프에 ‘주류경제학적 조언’을 하겠다는 이유로 합류를 시도했다니, 현실 정치의 본질을 망각한 어리석은 선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가 홍 전 대구시장에게 공개적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이 교수 영입시도가 놀랍지 않다는 평이 나온다. 이 후보는 12일 페이스북에 ‘낭만의 정치인 홍준표를 기억하며’라는 제목의 글도 올렸다. 이 후보는 홍 전 시장을 향해 “선배”라고 칭하며 “상대 진영에 있는 분이지만 밉지 않은 분”이라고 했다. 또 “홍 선배님께서 결국 뜻을 펼치지 못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하셔서 참으로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정당을 지지했든 누굴 지지했든 간에, 작은 생각의 차이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모두 함께 힘을 모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돌아오시면 막걸리 한잔 나누시지요”라고 덧붙였다. 홍 전 시장은 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당내 경선 승리를 노렸지만, 결선에 오르지 못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현재 미국 하와이에 체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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