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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인도 잠 못 이룰 때 찾는다?…美서 25만병 팔린 ‘K수면 음료’

불면증 겪던 F&B 전문가, ‘꿀잠’ 음료로 美 아마존 정조준 특허 원료·‘노 멜라토닌’ 차별화…글로벌 웰니스 기업 도약

  • 박수호
  • 기사입력:2025.04.27 15:00:58
  • 최종수정:2025.04.27 15: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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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겪던 F&B 전문가, ‘꿀잠’ 음료로 美 아마존 정조준
특허 원료·‘노 멜라토닌’ 차별화…글로벌 웰니스 기업 도약

배우 한가인이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내 돈 내산 꿀잠템”으로 소개한 음료가 있다. 숙면을 도와준다는 이 음료는 영상 공개 후 폭발적인 관심 속에 매출이 급증하며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슬리핑보틀’ 얘기다.

한가인 배우가 개인 유튜브 계정에 슬리핑보틀을 ‘내돈내산’으로 소개한 영상(유튜브계정 캡처)
한가인 배우가 개인 유튜브 계정에 슬리핑보틀을 ‘내돈내산’으로 소개한 영상(유튜브계정 캡처)

어디서 만든 건지 궁금해 수소문해봤더니 국내 스타트업 ‘머스카(Muska)’가 개발했다. 창업자는 김은경 대표. 김 대표는 처음부터 ‘숙면템’을 다룬 건 아니다. 카페, 프랜차이즈 식당 등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20년 가까이 F&B(식음료) 업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다만 워낙 열정적으로 일하다 보니 건강에 적신호가 왔다. 불면증이 그것. 이를 해결하고자 ‘잠을 돕는 새로운 습관’을 제안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참고로 머스카(Muska)라는 사명은 ‘신의 선물’이라는 어원과 함께 ‘Muse(영감)’와 ‘Karma(에너지, 순환)’를 결합해 만들었다.

김 대표는 “슬리핑보틀이 단순한 수면 보조제가 아닌 ‘매일의 회복을 위한 에너지’를 제공한다는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미 미국 아마존에 진출한 슬리핑보틀(머스카 제공)
이미 미국 아마존에 진출한 슬리핑보틀(머스카 제공)

최근 ‘한가인 효과’ 덕에 김 대표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올리브영 입점에 이어 5월부터는 GS25 편의점 입점도 확정지었을 정도. 일찌감치 미국 시장에도 도전, 아마존, 월마트 온라인몰 등에서 1년 여만에 25만병을 판매했을 정도로 현지 반응도 뜨겁다. 최근 한국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국 현지 오프라인 유통채널 입점 협의도 순항중이란 후문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일문일답 형식으로 풀어봤다.

Q. ‘한가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데 당시 상황과 후속 전략은?

한가인 배우가 정말 ‘내돈내산’으로 영상을 올렸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나도 유튜브를 보다가 추천 영상에 떠서 알았다. 그 시점 즈음 매출이 폭증했다. 수출 물량도 꽤 되기에 당시 해외 선적에 신경 쓰느라 국내 물량은 종전 매출 정도 재고만 유지하고 있던 터였다. 그런데 주문이 몰리자 한동안 품절 사태가 이어졌다. 이 관심을 일회성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소비자 후기 중심 콘텐츠 마케팅을 강화하고 팝업스토어 등 계속 고객 접점을 꾸준히 확대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서 한가인 배우와 함께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런데 사실 접점이 없었다. 정말 여기저기 인맥을 동원하고 직접 해당 채널에 메시지를 보내고 등등의 노력을 했다. 그러다 연락이 닿았는데 흔쾌히 함께 하겠다는 답이 왔다. 뛸 듯이 기뻤다. 5월 초 함께 판교 더현대 백화점에서 대규모 팝업스토어를 열게 됐다. 좋은 잠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슬리핑보틀(머스카 제공)
슬리핑보틀(머스카 제공)

Q. 제품 출시 때부터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전개한다고 들었다.

한국 회사니까 한국 시장 전개는 당연한데 미국 역시 처음부터 도전해보고 싶었다. 시장이 이미 커서다. 잘 하면 해외 시장(미국)에서 먼저 떠서 ‘역수출’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시장조사를 해보니 틈새가 보였다. 미국은 멜라토닌 기반 수면 제품 시장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런데 관련 물질의 부작용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었다. 슬리핑보틀은 국내 유일 특허를 받은 ‘SB 농축액’을 핵심 원료로 사용한다. 감태, 타트체리, 허브추출물 등 천연 성분을 최적 비율로 배합한 이 농축액은 약 2년 이상의 연구 개발 끝에 탄생했다. 외국인에게도 신뢰를 주기 위해 국제특허(PCT) 출원도 했다(미국, 호주 올해 등록 예정). 이 특허 덕분에 글로벌 진출 시 경쟁사 대비 강력한 진입 장벽을 구축할 수 있었다. 아마존에 올릴 때 이런 출원 과정, ‘멜라토닌 프리(No Melatonin)’ 제품임을 상세하게 소개했더니 판매량이 예상보다 늘었다. 광고 없이도 긍정적 리뷰 역시 빠르게 쌓이는 것을 보며 사업에 확신을 얻었다.

Q. 어떤 확신인가.

고객 후기 중 “믿을 수 있는 천연성분” “단순한 수면 음료가 아니라 하루를 마무리하는 루틴 그 자체”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런 후기는 회사 방향성에도 영향을 줬다. 머스카는 수면을 넘어 현대인의 회복을 위한 토털 웰니스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제품군을 확대하고 올해부터는 미국 오프라인 유통 채널 공략도 본격화한다. 오는 5월 출시 예정인 수면 커피 ‘슬리프레소(Sleepresso)’ 등 다양한 웰니스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지 유명 드럭스토어, 대형 마트 입점 협의가 마무리 단계다. 이를 바탕으로 현지 투자회사와 시리즈 A 규모 투자 유치도 적극 논의 중이다.

5월에 한가인 배우가 직접 참여확정된 팝업(머스카 제공)
5월에 한가인 배우가 직접 참여확정된 팝업(머스카 제공)

Q. 항공, 여행 분야 파트너십에도 공을 들이고 있던데.

슬리핑보틀은 기획 단계부터 기내 반입이 가능한 100ml 용량으로 설계했다. ‘이동 중에도 숙면과 휴식을 돕는 웰니스 솔루션’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다. 마침 인천공항 올리브영, 국내 주요 면세점에 입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공항 편의점 허드슨, 그랜드 하얏트 서울 더 스파 등 호텔과도 협력하며 여행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제 항공사를 뚫으면 된다. 현재 에티하드항공 등 여러 항공사와 협업을 논의 중이다.

Q. 의료계와 협업도 눈길 간다.

머스카는 슬리핑보틀을 ‘목적이 분명한 일반 식품’으로 개발했고, 초기부터 인체적용시험을 완료하는 등 신뢰도 확보에 노력했다. 최근 세브란스병원 고급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슬리핑보틀이 고객 케어 솔루션의 일환으로 포함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가장 엄격한 기준을 가진 병원에서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는 신호다.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의료기관, 헬스케어 기업과 협력해 수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건강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Q. 머스카의 최종 비전은?

슬리핑보틀을 시작으로 수면을 넘어 식품, 라이프스타일, 테크를 아우르는 ‘멘탈 웰니스’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오후에도 커피를 즐기고 싶지만 잠을 설칠까 걱정하는 이들을 위한 디카페인 수면 커피 ‘슬리프레소’를 출시하는 식이다. 장기적으로는 수면 젤리, 슬립 샷 같은 식품과 디지털 수면일지, 사물인터넷(IoT) 기반 수면 습관 분석 도구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여 ‘슬립테크 기반의 멘탈 웰니스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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